4개 의대 '불인증 유예'…의대 증원 여파로 교수·시설 부족 현실화

조동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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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3일 오후 10:24

발행: 2026년 3월 23일 오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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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동국대, 한림대, 전북대 의대가 의학교육 평가에서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는 의대 증원으로 인한 전임교원 및 교육 시설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1년의 유예 기간 동안 개선이 필요합니다. 일부 대학은 재평가를 통해 인증을 획득한 사례도 있어, 체계적인 개선 노력이 향후 관건으로 보입니다.

평가 인증의 빨간불이 의미하는 것

건국대, 동국대, 한림대, 전북대 의과대학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에서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는 2025학년도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 이후 처음 실시된 주요변화평가 결과인데요, 총 30개 대학 중 26개는 인증을 유지한 반면, 이들 4개 대학에는 경고등이 켜진 겁니다. ‘불인증 유예’는 1년의 유예 기간 동안은 기존 인증 상태를 유지하지만, 그 사이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못하고 재평가에서 불인증 판정을 받으면, 향후 신입생 모집에 제한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교육부는 현재 재학생들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의평원의 평가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의과대학의 교육과정과 교육 환경을 점검하는 절차입니다. 올해 평가는 전국 의대의 입학정원이 평균 50% 이상 급증한 상태에서 처음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죠. 증원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인프라와 교수진이 갖춰졌는지를 철저히 검토한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증원의 속도에 대학의 준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 현실이 평가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였나

각 대학이 받은 지적은 세부적으로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전임교원 확보 부족’과 ‘교육 시설 미비’가 두드러집니다. 건국대는 충주병원의 외과, 소아과 등 특정 과목 전임교원이, 동국대는 병리학 분야와 경주캠퍼스 임상의학 전임교수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림대는 기생충학 분야에서 한 명의 전임교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을, 전북대는 가정의학과 교원과 24·25학번을 수용할 강의실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더욱 첨예하게 나타난 배경에는 의대 증원과 ‘더블링’ 상황이 있습니다. ‘더블링’이란 2024학년도에 입학한 학생과 2025학년도에 급증해 입학한 학생이 동시에 학교에 존재하며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이로 인해 기존에도 부족했던 교수 한 명이 담당해야 할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강의실과 실습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진 겁니다. 특히 기초의학 분야 전공 교수는 단기간에 충원하기 매우 어려운 전문 인력이라, 문제 해결에 시간이 더욱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북대의 경우는 특히 의미가 깊습니다. 국립대 중 가장 큰 규모의 의대를 운영 중이지만, 이번에 인증을 받지 못했죠. 이는 단순히 한 대학의 문제를 넘어, 정부 주도의 급격한 정책 변화에 대학의 물리적 인프라와 인적 자원이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됩니다.

유예 기간, 그리고 벗어난 사례들

다행히도 ‘불인증 유예’는 최후의 판정이 아닙니다. 전북대는 이미 재심사를 신청한 상태이며, 다른 대학들도 1년의 유예 기간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재평가에서 인증을 받을 기회가 있습니다. 실제로 울산대, 원광대, 충북대 의대는 지난해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았지만, 올해 재평가를 통해 인증을 획득하며 신입생 모집 정지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이는 문제를 인지하고 체계적으로 개선 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장벽임을 시사합니다.

의평원과 교육부는 이번 평가 결과가 단순한 ‘낙제’가 아니라 의학교육의 질적 토대를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합니다. 교육부는 평가 결과를 반영해 의대의 교육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서, 의대와 대학 본부, 재단, 그리고 지역 의료기관이 함께 고민하는 지속 가능한 교수 충원 시스템과 시설 투자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 있을 겁니다. 의대 증원이 의료 공백 해소라는 공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교육의 질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이번 평가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