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또다시 하청 노동자 부상 사고, 반복되는 산재의 구조적 문제

K뉴서
3개의 관련 기사

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0일 오전 8:18

발행: 2025년 12월 10일 오전 8:18

요약 생성중...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 노동자 2명이 부상한 폭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고 김용균 열사 사망 7주기를 앞두고 일어난 반복되는 공공부문 산재로,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비롯된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다시금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안전 경각심 부족을 지적하며, 하청을 주더라도 안전 관리는 통합되고, 공공기관에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노후 발전소 폐쇄 계획이 진행 중이지만, 해체 과정의 안전 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정권을 뒤흔든 청년들의 분노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열교환기 보온재 교체 작업 중 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폭발과 화재가 일어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2명이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 사고는 고 김용균 열사 사망 7주기를 단 이틀 앞두고 발생했고, 지난 6월 같은 발전소에서 하청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던 터라 더욱 충격을 줬습니다. 반복되는 공공부문 산재는 정부의 ‘안전 총력’ 구호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닌,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징후입니다. 올해 들어 서부발전 태안화력과 동서발전 동해화력에서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있었고, 지난달에는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로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보고를 앞두고 잇단 사고가 터지면서, 공공기관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죠.

다단계 하청, 위험의 외주화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입니다. 발전공기업의 정규직은 주로 사무직에 집중되어 있고, 실제 현장의 위험한 작업은 하청, 또 그 하청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떠맡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안전 관리 책임이 분산되고, 현장의 위험 요소에 대한 정보 전달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겨납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이런 구조가 반복되는 죽음을 초래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논의되지만, 근본적인 고용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유사한 사고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청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더해, 동등한 안전 교육과 보호 장비 지원에서도 소외되기 쉽습니다. 이번 태안화력 사고 부상자들이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점이 이를 여실히 증명합니다.

공공기관에 필요한 ‘일벌백계’와 통합 관리

민간 대기업에서는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진의 강력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경우에 따라 CEO가 교체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상대적으로 그러한 경각심과 압박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과기대 정흥준 교수는 공공기관에 대한 ‘일벌백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고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만 조직 전체의 안전 문화가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하도급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안전 관리는 반드시 통합되어야 합니다. 발주처인 발전공기업이 하청업체 노동자의 안전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현장 점검과 안전 교육, 위험성 평가를 주관기관이 직접 주도하거나 철저히 감독해야만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폐쇄되는 발전소, 남은 안전 과제

정부는 환경 문제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할 계획입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61기 중 40기를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이는 미세먼지 감소 등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노후화된 설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재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됩니다.

하지만 발전소를 폐쇄하고, 보일러타워 같은 대형 설비를 해체하는 과정 자체도 새로운 안전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최근 울산화력의 참사가 바로 철거 작업 중 발생한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와 관련해 보일러타워 철거 작업의 안전대책을 관계부처와 함께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너지 전환의 과정이 새로운 안전 사고의 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태안화력의 폭발음은 단순한 사고 소식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전과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위치시키고 있는지를 묻는 경고음입니다. 7년 전 김용균 열사의 죽음이 가져온 사회적 각성이 제도적 변화로 완전히 연결되지 못한 채, 비슷한 패턴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원인 분석을 넘어, 하청 구조 개선과 공공기관의 책임 강화라는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