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으로 번진 증시 책임론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국민연금과 정부를 향한 책임 공방이 거세졌습니다. 국민의힘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20일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글을 비판하며, 19일 종가 기준 주가가 최고치 대비 37% 하락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주장했는데요. 개인 투자자의 손실과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 확대를 함께 문제 삼은 겁니다.
박 대변인은 결혼과 주택 마련을 위해 마련한 자금이 줄어든 청년 사례 등을 거론했습니다. 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심사와 관련해 개인 투자자 손실이 2조3,000억 원을 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높인 뒤 3개월 만에 평가액 182조4,000억 원이 줄었다며 정치적 활용 가능성까지 제기했습니다.
숫자를 둘러싼 해석 차이
반면 국민연금의 장기 운용 원칙을 강조하는 시각은 문제의 숫자를 단기 손실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7월 적립금 감소액 181조4,000억 원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상장사 보유주식 평가액 감소분 182조4,000억 원을 섞어 전체 운용 실패로 해석하는 것은 통계적 의미가 다르다는 겁니다. 국민연금은 수십 년 뒤 연금 지급을 준비하는 장기 투자 기관인 만큼 분기별 평가액보다 장기 수익률과 위험 관리가 중요합니다.
물론 국내주식 비중을 14.9%에서 20.8%로 올린 결정이나 리밸런싱 유예를 사후 검증할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주가가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결론 내리면 운용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시장이 오를 때는 매도를, 내릴 때는 고점 매수를 요구하는 모순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남은 쟁점은 장기 원칙
국민연금은 2026년 말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를 재점검하고, 2027년 상반기 중기자산배분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정치권의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논의는 단기 평가액 증발에 대한 공방을 넘어설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자산배분 원칙을 어떻게 실효성 있게 재정립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