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으로 번진 지뢰 공방
지뢰 폭발 사건을 둘러싼 남북 공방이 유엔 무대로 번졌습니다. 한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자, 북한은 25일 "지뢰 폭발은 한국의 자작극"이라는 반박 서한으로 맞섰는데요. 사건의 진위를 넘어 유엔에서 남북이 정면충돌한 겁니다.
북한은 서한에서 남북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도 담았습니다. 한국이 지뢰 사건을 이용해 작업을 지연시키려 한다는 주장인데요. 실제로 북한은 남측과의 교통과 통신 연결을 끊었고, 2007년 남북 교통이 이어지던 때와 달리 과거 연결 통로도 복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 주장을 반복 비판하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대화 상대는 따로 있었다
북한의 선택은 더 분명해집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직전 군 당국이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나흘째 침묵했습니다. 남한과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중국·러시아와의 밀착은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왕후닝 정협 주석과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왕복 4차로 다리에서 도보로 함께 걸으며 교류를 강조했습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는 국정원을 통해 방중 계획을 사전에 파악했지만, 국정원과 국회의원은 당일 오후까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군은 전략적 구상 아래 회담을 제안했다고 설명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없었죠. 북한은 서부전선에 자주포를 가까이 배치하고 대남 확성기 가동 준비도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신냉전 구도 속 한국의 자리
유엔 총회 1위원회 군축·국제안보 회의에서는 진영 간 공방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이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북한은 평화 기여를 주장하며 맞섰고, 미국은 북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은 냉전적 사고를 배격하며 북한과 러시아를 지지했고, 러시아는 서방이 회의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의 북한 지원을 규탄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등 비확산 회의를 효율성 이유로 축소하자고 제안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졌습니다. 유엔 무대의 남북 갈등이 미·중·러·EU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며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진 겁니다. 국제 정세의 큰 흐름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이 남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