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와 송유관이 동시에 막혔습니다
친이란 무장세력의 잇단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송로가 사실상 마비되었습니다. 지난 10일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로 추정되는 세력의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동서 송유관이 파손되었는데요. 이 시설은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얀부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1,200km 길이의 핵심 인프라로,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복구에는 3주에서 5주가 소요될 전망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요충지인 하니시 제도와 페림섬, 모카항 등을 잇따라 장악했습니다. 이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던 사우디의 대안 경로까지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세계 원유 수송의 양대 동맥이 동시에 차단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피격된 송유관, 후티의 해협 장악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게 해준 유일한 생명선이었습니다. 미국 위성업체 밴터가 공개한 사진에서 알메사바 가압장 시설이 불타 파괴된 모습이 확인되었는데요. 이로 인해 하루 500만 배럴 규모의 수출 차질이 발생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5%가 줄었습니다.
반면 후티 반군은 최근 전략적 거점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하니시섬과 소하니시섬을 장악한 데 이어, 사우디 남서부 카미스 무샤이트의 킹 칼리드 공군기지를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습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과 긴급 회동을 했으나, 미국은 직접적인 군사 개입 대신 정보 공유만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중 병목 속 우려 커지는 수급 불안
이번 사태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울산항으로 들어오는 얀부항 선적 원유가 급증했는데, 상황이 악화하면서 이중 병목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다만 정부와 정유업계는 사전에 물량을 확보하고 비축유 SWAP 제도를 재개하는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
예멘에서는 인도적 위기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후티의 공세로 이달에만 8만여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이틀 새 3,400명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건너 지부티로 피난했습니다. 이란은 협상력을 높이며 걸프 국가들과의 외교장관 회의마저 연기시켰는데요. 사우디의 원유 수출로가 한쪽이 아닌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직면하면서,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