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주주였던 트럼프
미국 정부윤리청 재산신고 자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약 7개월 동안 두 개의 투자 계좌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식을 18차례 사고팔았습니다. 매수와 매도가 각각 9건씩이며, 현재 약 13만 달러, 한화 2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거래 시점이 눈에 띕니다. 한국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가 열렸던 2025년 12월, 미 하원 법사위에서 관련 증언이 추진되던 2026년 2월에도 매매가 계속됐습니다. 자신이 압력을 행사하는 대상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채 한국 정부에 비판을 가하는 대통령의 처지가 이해충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다만 투자 성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 주가가 폭락하면서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트럼프 측은 운용사의 독립적 결정이라며 본인의 관여를 부인했습니다.
행정부 핵심 인물들도 엮였다
의혹은 대통령 개인에 머물지 않습니다. USTR 대표 그리어는 2024년 로펌 재직 시절 쿠팡으로부터 1만 달러의 강연료와 자문 사례금을 받았고,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도 취임 전 컨설팅 보수를 받은 이력이 드러났습니다. Fed 의장 워시는 윤리 규정 준수를 위해 보유 주식 10만여 주를 사전에 매각했습니다.
정책 결정권자들이 규제 대상 기업과 금전적 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미국 행정부의 쿠팡 옹호 기조가 순수한 통상 논리로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쿠팡 측의 로비 활동도 적극적이었습니다. 2024년 1분기에만 178만 5천 달러를 투입하며 대상을 의회를 넘어 백악관, 상무부, 무역대표부 등 행정부 전반으로 넓혔습니다.
한미 관계 시험대에
미 백악관과 하원 법사위는 한국 정부의 쿠팡 조치를 표적 수사라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가 부과한 6246억 원의 과징금, 공정위가 검토 중인 최대 2014억 원의 과징금 등 한국의 규제 조치가 통상 갈등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우려되는 부분은 안보 협력까지 영향권에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핵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놓고 미국과 협의 중이지만, 쿠팡 이슈로 논의가 6개월 지연된 전례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설 예정인 만큼, 이번 회담이 한미 관계 향배를 가를 관건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