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물대포 충돌…중국-필리핀, 영유권 갈등이 다시 불꽃

연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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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4일 오후 3:33

발행: 2025년 12월 14일 오후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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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에서 중국 해경이 자국 어선에 물대포를 발사해 어민이 부상하고 어선이 파손됐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필리핀 선박의 도발에 따른 합법적 조치였다며 반박하며,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는 마르코스 정권의 대중 강경 정책 아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역 긴장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해상에서 벌어진 '물대포' 충돌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지난 12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사건을 공개하며 중국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필리핀 측 발표에 따르면, 남중국해의 사비나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어선 20척을 향해 강력한 물대포를 발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어민 3명이 부상을 입었고, 어선 2척이 파손되는 물리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필리핀 당국은 이 행위를 "선원들의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심각한 공격" 이라고 규정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사건의 경과는 더욱 파장이 큽니다. 필리핀 해경은 중국 해경 요원들이 조류가 세고 파도가 높은 상황에서 필리핀 어선들의 닻줄을 고의로 절단했다고 주장합니다. 닻줄이 끊어진 어선들은 표류할 위험에 처했고, 이는 단순한 견제를 넘어 의도적인 방해 행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발성이 아닙니다. 지난 10월에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고의로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엇갈리는 진술, 팽팽한 대립

당연히 중국 측은 필리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중국 해경국은 필리핀 선박들이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셴빈자오'(Scarborough Shoal, 필리핀명: 파나타그 석) 해역에서 도발 행위를 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의 법률에 따라 경고와 강제 퇴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 권리를 근거로 광범위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필리핀 측의 추가 해석입니다. 필리핀 해경은 중국 측의 "필리핀 선박이 어업 활동을 했다"는 진술 자체가, 해당 해역에서 필리핀의 합법적인 활동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외교적 맥락에서 상대방의 발언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어가는 전형적인 논리 전개로 보입니다. 양국의 발표를 종합해 보면, 같은 사건에 대해 '불법 도발' 대 '생명 위협 공격'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프레임을 씌우고 있죠.

마르코스 정권의 강경 노선과 지역적 긴장

이번 사건이 특별히 주목받는 배경에는 필리핀의 대중국 정책 기조 변화가 있습니다. 2022년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Jr. 대통령은 전임 두테르테 정권의 비교적 유화적인 친중 노선에서 벗어났습니다. 마르코스 정권은 남중국해에서의 자국 권익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호하기 위해 관련 법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등 대중국 강경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는 지정학적·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역입니다. 세계 해상 물동량의 삼분의 일이 통과할 뿐만 아니라, 풍부한 어장과 해저 유전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은 역사적 권리를 근거로 '구단선' 내 대부분의 영역에 대한 주권을 주장합니다. 반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도 각자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해역, 지속될 긴장의 그림자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일본 등은 이 지역의 자유로운 항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필리핀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지원해 왔습니다. 반복되는 해상 충돌은 남중국해가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이 겹쳐진 불안정한 지역임을 보여줍니다. 중국의 해상 세력 확장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 및 지역 국가들의 움직임이 계속되는 한, 필리핀 어선과 중국 해경 간의 이러한 마찰은 앞으로도 산발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몇 년간 남중국해에서는 '물대포'나 '레이저 조사', 위험한 접근 등 준군사적 충돌이 빈번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를 물리적으로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의지를 과시하고 상대를 압박하는 '회색지대 전술'의 일환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사건은 그러한 전술이 실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향후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관련국들 간의 신뢰 회복과 실질적인 행동 규범 마련에 대한 논의가 더욱 절실해 보이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