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까지 간 교섭 결렬 위기
철도노조가 예고했던 무기한 총파업이 11일 오전 9시를 몇 시간 앞두고 유보됐습니다. 철도 대란의 위기가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마지막 순간 노사가 교섭 테이블로 돌아오면서 일단의 위기는 넘겼습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10일 밤, 코레일과의 긴급 교섭에서 잠정 합의에 도달해 총파업을 유보한다고 밝혔죠. 이로써 11일 모든 철도 운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예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합의는 완전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노사는 24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성과급 안건을 상정할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을 뿐, 실제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노조는 성과급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면 파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즉, 파업은 미뤄졌을 뿐, 그 위협은 여전히 머리 위에 남아 있는 셈이죠.
오랜 숙원인 성과급 정상화 요구
이번 분쟁의 핵심은 성과급 지급 기준의 정상화입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32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기본급의 80%만을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로 인해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해 매년 임금 체불이 발생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노조는 이를 특혜가 아닌, 15년간 지속된 차별의 시정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준을 결정하는 주체가 코레일이 아닌 기획재정부 산하 공운위라는 점입니다. 노사 간 교섭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고속철도 운영기관 통합 계획이 10일 공운위에서 의결되면서 파업 강행에 대한 부담이 커진 측면도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공운위 상정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운다고 비판하며, 성과급 문제가 오랜 숙원임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철도 대란에 대비한 전국의 움직임
파업이 임박하면서 전국 지자체들은 비상 수송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증차와 지하철 운행률 유지에 나섰습니다. 출퇴근 집중 시간대에 시내버스 배차를 늘려 총 2,538회를 추가 운행하고, 지하철은 출근 시간대에 100% 운행률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만약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할 경우, 서울시는 예비 차량을 모두 투입해 평소보다 1,422회 더 많은 버스를 운행할 방침이었습니다.
부산시도 KTX와 동해선 운행 감소에 대비해 기장군 방면 시내버스 증편과 도시철도 2호선 운행 확대를 준비했습니다. 경기도는 과거 버스·철도 파업 대비 전세버스 선제 계약으로 발생하던 위약금 낭비 문제를 개선한 점이 눈에 띕니다. 실제 파업 발생 시에만 계약을 체결하거나 운행 횟수에 맞춰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혈세 낭비를 막겠다는 겁니다.
임시 합의 속에 남은 과제들
노사는 성과급 문제를 제외한 다른 안건에서는 진전을 보였습니다. 2025년 임금 3.0% 인상, 안전 인력 충원, 노동환경 개선 등 안전 대책 마련에는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성과급 문제는 정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여전히 난항이 예상됩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비상수송체제를 가동하고 있었습니다. 수도권 전철 운행률을 평시 대비 75.4%, KTX는 66.9% 수준으로 예측하며, 출퇴근 시간대에는 대체 인력을 투입해 운행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죠. 승차권 환불 체계도 마련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철도 노동 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표면화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급 문제는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공공부문 내 형평성과 노동의 대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24일 공운위의 결정이 다음 행보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노사, 그리고 정부가 이 합의를 발판 삼아 보다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