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 8% 폭락에 서킷브레이커
10월 15일 코스피가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에 마감했습니다. 장중 한때 8% 넘게 밀리며 5,400선까지 내려갔고, 낮 12시 38분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매매가 멈췄습니다. 코스닥도 12시 23분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뒤 7.65% 하락한 760.82로 장을 마쳤는데요. 두 시장이 동시에 거래 정지된 건 지난 7월 29일 이후 두 달 반 만입니다.
반도체 대형주가 낙폭을 키웠습니다. SK하이닉스는 11% 넘게 빠져 126만 원대에 마감하며 시가총액이 두 달여 만에 1천조 원 아래로 내려갔고, 삼성전자도 8%대 약세를 보였습니다. 외국인이 3조 6천억 원 넘게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 원 이상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습니다.
미국발 악재와 AI 수익성 논란
이번 급락의 출발점은 대외 요인입니다. 14일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7% 올라 예상치를 웃돌았고,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뉴욕 증시 기술주가 흔들렸고, 그 충격이 국내로 고스란히 넘어왔습니다.
여기에 AI 산업의 수익성 우려가 겹쳤습니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AI 인프라 투자 7조 달러에 비해 매출이 3.6조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고, 네오 클라우드 업체들의 회사채 가격도 급락했습니다. 앤트로픽이 역대급 3분기 실적을 내놓고도 매출 성장률 둔화를 언급하자 투자 심리가 더 얼어붙었습니다.
34조 빚투와 금융당국의 대응
가장 아픈 건 빚투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34조 원대를 다시 넘어섰고, 미수금을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된 반대매매는 8일 64억 원에서 14일 893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14일까지 누적 반대매매만 2,683억 원에 달하고, 위탁매매 미수금도 1조 3,575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100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컨틴전시 플랜을 사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허위 풍문과 시세조종, 불법 공매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도 밝혔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5,000선을 1차 지지선으로 보면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때까지 섣부른 손절보다는 위험 관리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