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와 잇따른 피해
9일부터 10일 새벽 사이 중부지방에 시간당 80mm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세종 고운동에는 81.5mm, 경기 화성에는 시간당 83.5mm의 폭우가 기록되었고, 충남 천안에는 이틀간 260mm 이상의 비가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450여 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고 700명이 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으며, 경북 영주에서는 70대 남성이 실종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특히 충남 공주의 한 조경수 농장에서는 10m 높이의 축대가 무너지면서 조경수 200여 그루가 토사에 매몰되었고, 상단의 주유소 기름탱크까지 위험에 처했습니다. 충청권 전역에서는 옹벽 붕괴와 산사태, 도로 침수가 속출했는데요. 청주의 요양원 인근 옹벽이 무너져 입소자들이 긴급 대피했고, 대전에서는 산비탈 토사가 도로를 덮쳐 차량이 파묻히기도 했습니다. 공주시는 공공시설 복구를 우선으로 하고 있어 사유지인 해당 농장의 복구는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뜨거워진 바다가 만든 폭우
이번 폭우의 배경에는 이례적으로 높아진 해수면 온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상청과 해양 연구기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반도 주변 바다의 평균 수온이 평년보다 1.7도 이상 높았는데요. 수온이 1도 오를 때 대기 중 포화수증기량은 약 7% 증가하는데,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 상승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2~3배 빠른 수준이라고 합니다.
뜨거워진 바다가 거대한 수증기 공장 역할을 하면서 다량의 습한 공기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적란운으로 발달하며 특정 지역에 기록적인 호우를 뿌린 겁니다. 이런 현상은 한여름뿐 아니라 늦봄과 초가을까지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예측 불가능한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비 그치고 찾아오는 극한 폭염
장맛비가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중부지방의 비는 대부분 그쳤습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겹치는 이른바 이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극한 폭염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주말 사이 낮 기온이 최고 36도까지 치솟고, 체감온도는 그 이상으로 오를 전망입니다.
현재 영남과 제주를 중심으로 폭염특보와 열대야 주의보가 발효 중인데, 이들 특보는 중부지방을 거쳐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수요일쯤 장맛비가 다시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그때까지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폭우와 폭염이 빠르게 교체되는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 온열질환과 재해 위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