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잉크 마르기도 전에 이어진 총성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에 전자 서명을 마치면서 전 세계는 한숨 돌릴 준비를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그리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참여한 이번 합의는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을 골자로 합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고 국제유가는 3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서명이 이루어진 15일, 레바논 남부에서는 여전히 총성이 울렸습니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차량을 정밀 타격해 운전자 1명이 사망했는데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종전 합의 이후에도 레바논 남부로 진격을 시도했다며 로켓과 드론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 측 역시 헤즈볼라의 위협 차량을 타격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발표된 직후에도 레바논 남부의 교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유엔 측은 교전이 다소 감소한 흐름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포탄 궤적과 공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타냐후의 고립과 이스라엘 내부의 균열
이런 상황 속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단호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시리아에 구축한 안보 지대가 조국 보호에 필수적이라며 군 철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 종식이 합의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과 입장이 달라도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관철하는 방법을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며 백악관과 다른 독자 노선을 걸을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문제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총리를 옥죄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는 네타냐후가 협상 과정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고립된 방관자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이번 합의를 외교 안보 정책의 충격적 실패라고 규탄했습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같은 강경파는 헤즈볼라 해체 전까지 타협이 불가하다고 주장하며 정부 내 균열을 드러냈습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재판과 정치적 고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종전 소식에도 풀리지 않는 시장의 긴장
한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글로벌 금융 시장은 반색했습니다. 국내 코스피 지수는 8거래일 만에 8,700선을 회복하며 장중 8,740선까지 오르는 등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도 일제히 힘을 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숨 고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모레 새벽으로 예정된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글로벌 유동성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누그러졌지만, 금융 시장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한 채 거래되었고 코스닥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실제 평화로 이어질지는 레바논과 가자지구의 땅에서 답이 나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