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월세 시장 5년 만에 최악…임차인 절반 '버티기'에 주거 사다리도 붕괴

한서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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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2일 오후 1:17

발행: 2026년 6월 21일 오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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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이 2021년 전세난 수준으로 악화되었습니다. 전세수급지수가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월세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착공 물량 감소와 다주택자 매도로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임차인 절반은 갱신계약을 선택하며 이주를 포기했습니다. 하반기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더해질 경우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며, 주거 사다리 붕괴를 막기 위한 공공임대 확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서울 전월세 시장 다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이 2021년 전세난 이후 가장 힘겨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6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를 기록했는데, 이는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시장이 극도로 경색됐던 2021년 2월 이후 약 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월세수급지수 역시 114.8로 전월보다 5.1포인트 급등하며 임차인들이 느끼는 매물 부족 현상이 전월세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누적 상승률은 3.58%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6배에 달했습니다. 월세 상승률도 3.37%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올랐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반년 만에 월세가 두 배로 뛰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결국 서울의 평균 월세는 156만 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 수준을 새로 썼습니다.

당연히 임차인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사 갈 만한 적절한 매물을 찾지 못하다 보니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가 급증했는데요.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갱신계약 비율은 49%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37%와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입니다. 새로운 집을 구하지 못하고 기존 집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른바 버티기 현상이 뚜렷해진 것입니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겹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월세난의 가장 큰 원인은 신규 주택 공급의 급격한 감소입니다.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착공 물량이 크게 줄면서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2만 7,058가구에 불과하고, 내년에는 1만 7,197가구로 더 줄어들 전망입니다. 이는 수요를 따라가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매도하면서 시장 내 전월세 매물까지 함께 사라졌습니다.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전월세로 내놓던 집을 아예 매매 시장에만 내놓은 것인데요. 이로 인해 전세 매물은 14.5%, 월세 매물은 21.2%나 감소하며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반대로 전세 수요는 여전히 견고합니다. 신혼부부와 세대 분리를 하는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기존에 전세로 살던 사람들이 월세로 전환되면서도 결국 시장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급 부족과 수요 겹침이 한동안 지속되며 서울 전역의 전월세 및 매매 가격 상승세를 동시에 이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거 사다리가 붕괴하며 사회적 과제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 제도가 한국 주거 시장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전세가율이 68.3%에서 47.1%까지 급락하면서 전세의 메리트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제는 전세 보증금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던 전통적인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월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달 나가는 고정 비용이 커졌고, 이는 저축을 통한 자산 형성을 어렵게 만듭니다. 특히 청년층은 월세 부담 속에서 집 장만에 필요한 종잣돈을 모으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전세에서 월세로, 다시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던 주거 사다리가 끊기면서 사회적 이동성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가락미륭, 잠실우성4차, 목동6단지 등 주요 정비사업장의 이주 수요가 겹칠 예정입니다. 기존 주택이 철거되면서 나오는 조합원들의 전월세 수요가 대거 발생하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집값 안정 정책에 주거 복지가 소외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등 실질적인 공급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