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문을 여는 물밑 작업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대화와 관련한 정부의 역할을 직접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가능하도록 사전 조정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국이 배제되는 이른바 패싱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원하고, 자신도 그에게 대화를 권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은 북측이 대한민국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성과를 선점하거나 과시하려 하기보다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노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죠.
평화의 이정표, 8년을 돌아보다
같은 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9.19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 8주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판문점, 싱가포르, 평양으로 이어진 평화의 흐름을 회상했는데요. 핵 능력 고도화와 대외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9.19 선언과 군사합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한반도'를 향한 소중한 이정표로 남아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은 8년 전 평양에서의 약속이 불필요한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적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평화를 향한 국민의 바람은 한 번도 멎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북미 대화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손길이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죠.
여전히 높은 조건, 남은 과제
다만 북측의 조건은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기자회견 직전 미국의 퍼시픽 뱅가드 등 군사훈련을 비판하며, 핵전쟁 억제력 고도화에는 변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대화 재개의 전제로 미국의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한 겁니다.
결국 대화 재개 여부는 북미 간 조건 조율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한국 정부가 물밑 조정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가운데, 북측의 요구와 미국의 입장이 어떻게 좁혀질지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