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에 멈춘 일상, 1만 명 초과 사망
유럽을 뜨겁게 달군 역대급 폭염이 잔혹한 인명 피해를 남기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한 주 동안 유럽 27개국에서 발생한 초과 사망자는 1만 명을 훌쩍 넘었는데요. 이 중 9천 명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프랑스 파리는 체감 온도 40도에 육박하면서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같은 주요 관광지가 이례적으로 조기 폐장했고, 투르 드 프랑스는 사상 처음으로 코스를 단축했습니다. 스페인 산불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하는 등 기록적인 고온이 일상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솟은 것입니다.
에어컨 틀면 극우? 냉방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에어컨 보급 문제가 정치적 진영 논리로 비화되었습니다.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20% 수준에 불과한데요. 우파 진영은 정부 보조금을 통한 에어컨 확대를 공중보건의 필수라고 주장하며 환경 규제를 기후 히스테리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좌파 진영은 에어컨 사용이 온실가스를 늘려 폭염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라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에어컨 사용자를 극우로 몰아가는 극단적인 비난도 쏟아졌죠. 세계보건기구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제한적 에어컨 사용을 권고했지만, 당장의 생존과 장기적인 기후 대응이 정치적 대립의 소모품이 되어버린 양상입니다.
폭증하는 냉방 수요와 원전 가동 중단
폭염은 에너지 인프라와 기업 실적에도 뚜렷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프랑스 원전은 냉각수로 쓰는 강물의 수온이 너무 높아 환경 규정에 따라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입니다. 반면 가전 시장은 활기를 띠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향 에어컨 생산을 풀가동했고, 설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도 완판되었습니다. 제빙기와 반려동물용 쿨매트 수출도 급증했는데요. 기후 위기가 기반시설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