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에서 포착된 '미국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단둥 방문을 두고 북미 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잡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중국과 북한이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과의 협상을 담당해 온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단둥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점이 핵심 근거로 꼽힙니다.
다만 조 장관은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문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태도입니다. 여러 요소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차 공장 시찰이 보낸 신호
김 위원장의 일정은 경제 쪽으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같은 날 그는 황해자동차 공장을 찾아 18분 분량의 조립라인 시찰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1951년 설립된 이 공장은 버스와 특수목적차, 신에너지차를 생산하며 올해 5월에는 콜롬비아에 압축천연가스 버스를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노후 버스 교체와 대중교통 현대화, 친환경 차량 도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힙니다. 문제는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입니다. 산업기계와 운송수단, 철강 수출이 묶여 있어 중국산 설비를 실제로 들여오기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습니다.
제재의 균열, 한국의 역할
시기적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방문은 18~19일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고,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 중재 의향을 내비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조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현 상황을 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한국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맡아 미국이 피스메이커로 자리 잡도록 돕고, 중국과 러시아 등과 사전 조율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입니다.
우려도 있습니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으로 대북 제재가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조 장관은 제재가 실질적으로 이행되지 않는 점을 문제로 꼽으면서도 중국이 제재의 큰 원칙은 훼손하지 않으려 해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중국도 압박을 받고 있고,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황해북도 신평군에서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 보수 준공식이 열려 양국의 역사적 유대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관심은 북미 대화가 실제로 물꼬를 틀 수 있을지에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