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방한 연기와 취소된 일정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개인 사정으로 예정된 방한 일정을 연기하면서 국내 IT 업계에 미묘한 파장이 퍼지고 있습니다. 당초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번 방문에서는 삼성전자 사내 강연과 카카오 정신아 대표, 네이버 최수연 대표 등과의 연쇄 회동이 잡혀 있었는데요. 이들 기업은 AI 인프라 확대와 업무 혁신 방안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협의 이후 약 8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공식 행보였습니다. 이번 방한이 연기되면서 삼성전자의 DX 인사이트 토크 강연과 경영진 면담이 모두 취소되는 등 예정되었던 일정들이 줄줄이 무산되었습니다. 오픈AI 측은 한국을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여긴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기존 협력은 예정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방한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외부 의존 넘어 자체 AX 역량 키우는 국내 기업들
올트먼 CEO의 방한이 연기된 사이, 국내 주요 그룹들은 자체 인공지능 전환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DX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했습니다. 이는 이재용 회장이 강조한 조직 DNA의 근본적 변화를 실천하는 과정으로,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입니다.
삼성은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AX 부트캠프 교육을 실시하고 각 계열사에 AI 전담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SK그룹 역시 뉴 이천포럼을 통해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경영진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는데요. 최태원 회장은 구성원 개개인의 AI 내재화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기회를 선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그룹은 AX를 생존과 직결된 필수 과제로 규정하고 구광모 회장 주도로 체질 개선에 나섰으며,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AI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협력과 자체 혁신의 공존
최근 들어 리사 수 AMD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글로벌 AI 거물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며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독보적인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가고 있는데요. 특히 젠슨 황 CEO는 지난 5월 LG와 네이버, 두산 등 국내 주요 그룹 경영진들을 연이어 만나며 협력의 폭을 넓혔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트먼 CEO의 방한 연기는 외부 인물에 대한 의존보다는 기업 내부의 AX 역량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픈AI가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밝힌 만큼, 단순히 일정이 미뤄진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들이 자체 혁신과 글로벌 협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모습이 주목됩니다. 앞으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기업 간의 AI 협력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 그 행보가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