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광주지방법원 형사13부는 여고생 이채원 양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대신 "피고인이 살아 있는 한 가석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례적인 판단을 판결문에 명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이 무자비하고 잔혹하며 피해자와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겼다고 봤습니다. 장윤기가 진심으로 반성하기보다 상황을 모면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도 지적했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사형 대신 무기징역, 왜
핵심은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라며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현실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사형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대법원 판례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사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교수형을 마지막으로 3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됩니다. 재판부는 이런 현실과 피고인의 연령, 전과, 동종 사건 양형 사례를 종합해 무기징역이 비례적이라고 본 겁니다.
유족의 반발과 남은 쟁점
유족은 판결 직후 방청석에서 오열하며 "오늘 유가족은 또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채원 양 어머니는 "가해자는 살리고 피해자는 왜 죽여야 하느냐"며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유족 측은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논란은 다른 곳으로도 번집니다. 재판부가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를 범행 도구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증거 은닉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도 "영구 격리가 법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며 법제화를 촉구했습니다. 사형제와 무기징역 사이의 간극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