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에 갈리는 용산공원 운명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지로 검토하면서 서울시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20일 만나는 자리에서 이 문제의 분수령이 찾아질 전망인데요. 이번 회동에서는 용산공원뿐 아니라 개발제한구역 활용,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정부는 서울 내 신규 택지 확보가 시급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공원 부지를 활용하면 개발 밀도에 따라 최대 2만 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와 맞물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용산 일대 10만 호 공급 계획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윤덕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공원 전체를 검토 대상에 올려두었으며 원칙은 '닥치고 짓는 것'이라고 밝혀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반면 서울시와 지역 주민, 여야 일부 의원들은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를 지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미래 세대를 위한 국가 자산인 녹지를 훼손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용산구와 인근 주민들도 근조화환을 내걸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갈등은 단순한 주택 공급 문제를 넘어 서울의 도시 구조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법적 장벽과 환경 논란
용산공원을 주택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의 법적 틀을 뜯어고쳐야 합니다. 공원 조성을 원칙으로 하는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이 필수적인데,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개정안이 상정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특별법이 개정된다고 해도 미군 부지 반환 협의와 토양 오염 정화, 문화재 조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서울시는 토양 오염 정화에만 7년에서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주택 공급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인데요. 게다가 대규모 주택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 교육,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확충 문제도 함께 따라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캠프 킴의 2,500가구 공급 계획이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지역 전체의 수용 능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세계 대도시들이 도심 녹지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뉴욕시는 외곽 쓰레기 매립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한국 정부가 이와 반대로 도심 공원을 주택지로 되돌리려 한다는 겁니다.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는 용산공원을 서울이라는 메가시티를 작동시키는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며, 미래 세대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목원대 최봉문 교수 역시 개발의 비가역성을 경고하며 공익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들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를 두고도 정부와 서울시는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정부는 1만 가구를, 서울시는 최대 8천 가구를 주장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20일 회동에서 양측이 어떤 절충안을 찾아낼지 주목됩니다.
정부는 공론화 절차에도 나서며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용산국가공원포럼 김홍렬 의장이 지적했듯,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일방적 행정이라는 비판은 여전합니다. 당연히 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기반시설 조성과 인허가가 불가능해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렵다는 점도 명백한 현실입니다.
20일 회동과 국회의 특별법 개정안 처리 여부는 용산공원 일대의 개발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겁니다. 다만 법 개정과 환경 정화, 사회적 합의라는 삼중고를 극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