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발표 당시와 달리 불과 일주일 만에 종합부동산세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를 둘러싼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고, 정부는 이례적으로 국회 제출 전 수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집주인도 세입자도 발 동동…세제개편 후폭풍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쟁점은 종합부동산세, 이른바 종부세입니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공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렸는데요. 하지만 비거주 주택자는 공제가 9억원에 그쳐 세 부담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여기에 비거주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해당 주택에서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는데, 직장 발령이나 가족 돌봄 등 갑작스러운 사정은 1년을 채우기 전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정부는 8천 건이 넘는 국민 의견을 접수하고 예외 사유 확대와 최소 거주 기간 완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완의 폭이 커질수록 당장 세수 규모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깁니다. 정부가 추산한 5년간 세수 증가분 3조 4천억원 가운데 종부세 조정으로 인한 증가분이 63.4%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임대차 시장 '전세 난민' 우려 속 교환 거래 급증
등록임대사업자들의 불만도 거세고, 그 여파는 세입자들에게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임대주택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을 내년 말까지 매도하는 경우로 한정했는데요.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임대인들이 혜택을 유지하려면 실거주로 전환해야 하고, 그러면 기존 세입자들이 퇴거 통보를 받게 되는 겁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서울에서만 2028년까지 약 3만 7천 가구의 전세 물량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세입자들이 갑작스러운 퇴거 위기에 처하는 가운데, 집주인들은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교환 거래까지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교환 거래는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특히 강남권에서는 취득가액을 높여 향후 양도세를 줄이려는 맞교환 수요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회 제출 전 '줄줄이 수정'…정책 신뢰도 흔들리나
이처럼 시장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국회에 안을 제출하기도 전에 이례적으로 손질에 들어갔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입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을 적극 반영해 수정하겠다고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자본시장 관련 ISA 세제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전면 재검토까지 지시했습니다.
당연히 야당은 '졸속 행정'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세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되어야 하는데, 단기간에 정책이 오락가락거리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시장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