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둘러싼 논란이 공급망과 가격이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불거지고 있습니다. 한국릴리가 고용량 제품을 대형병원에 집중 공급하겠다는 지침을 내리면서 개원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와 별개로 일본보다 비싼 국내 가격 때문에 원정 구매와 밀반입 시도까지 늘고 있습니다.
대형병원에 쏠린 고용량 제품
한국릴리는 마운자로 12.5mg과 15mg 제품을 대형병원 처방전을 확인한 뒤 우선 공급하라는 방침을 도매상에 전달했습니다. 이로 인해 의원급 기관은 남은 물량이 돌아와야 하는 후순위로 밀려났는데요, 병원 규모로 공급 순위를 정하는 방식은 의료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습니다. 고도비만 환자 관리가 주로 일차의료기관에서 장기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진료권 침해이자 의료전달체계를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개원가는 이를 공정거래법상 차별적 취급 금지 위반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릴리 측은 강제가 아닌 협조 요청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이 절반 값"... 원정 구매 급증
공급 차질과 맞물려 국내 환자들 사이에선 일본으로의 원정 구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내 한 달 치 가격이 40만 원대인데, 일본에서는 20만 원 선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원정 구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특히 3개월 치를 한 번에 구매하면 항공료를 제하고도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수요가 더욱 커졌습니다. 이런 가격 차이는 일본에서 비만치료제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지만, 국내에서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고용량 제품을 일본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도 작용했습니다. 일부 일본 클리닉은 한국인 환자를 잡기 위해 한국어 안내문과 통역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관 신고를 피하는 방법 등 불법 반입을 위한 정보까지 공공연하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공급망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이처럼 마운자로를 둘러싼 혼란이 반복되는 데는 공급과 가격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비만치료제의 국내 비급여 정책과 불안정한 공급망이 이번 논란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제조사가 물량을 병원 규모로 취사선택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도 결국 국내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환자들은 의료 현실을 반영한 공정한 분배 체계와 함께, 국내외 가격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만성질환인 만큼 일차의료기관과의 연계를 고려한 공급 계획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의약품 밀반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단속과 함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 등 가격 문제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