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72년 만에 역사 속으로
2026년 10월 2일이면 우리나라 형사사법 체계가 뿌리부터 달라집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간 이어져 온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인데요. 앞으로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공수처가 담당하고 검사는 공소청 소속으로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만 남게 됩니다.
고소장이나 고발장도 경찰 등 수사기관에만 제출할 수 있으며, 검사는 독자적인 영장 청구권 없이 경찰의 신청이 있어야만 법원에 체포나 구속,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다는 원론에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상당한 진통이 우려됩니다.
영장청구권 둘러싼 위헌 논란
이번 개정의 핵심 쟁점은 검사의 영장청구권입니다. 헌법은 영장 발부를 위해 검사의 신청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개정법은 경찰이 먼저 신청해야만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대검찰청은 이를 두고 헌법상 보장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형해화한다고 비판했고, 야당은 헌법소원 청구를 예고했습니다. 과거 2022년 검수완박 법안 당시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는데, 당시 헌재는 5대 4로 각하하면서도 일부 재판관이 수사권 제한이 영장신청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공허한 권한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를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밖에'라는 표현이 낳는 공소기각 우려
수사권 논란과 함께 공소기각 확대 가능성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 새로운 기각 사유로 추가됐고, '그 밖에'라는 포괄 조항까지 신설됐습니다.
법조계는 이 조항이 절차적 하자 전반을 아우르는 일반 규정으로 작용해 법원의 재량권을 무분별하게 넓힐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차진아 고려대 교수는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크다고 분석했고, 지성우 성균관대 교수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재판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실체 판단 없이 형식적으로 공소가 기각되면 피해자의 법적 구제 길이 막혀 사적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큰 우려로 꼽힙니다.
국회와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와 관보 공포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별도의 효력정지 결정이 없는 한 2026년 10월 2일에 예정대로 시행될 전망인데요. 헌법소원 청구와 하위 법령 정비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