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은 물론 사무실까지, 오전이 뜨거웠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지난 6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은 붉은 응원 물결로 가득 찼습니다. 평일 오전 11시라는 이례적인 경기 시간에도 1만여 명의 시민이 모여 대한민국의 역전승을 함께 외쳤는데요. 단순히 축구를 넘어, 이날의 열기는 유통가 곳곳에서 기록적인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인근 편의점들은 전주 대비 매출이 크게 뛰었습니다. CU 광화문 일대 점포는 평소보다 3.4배 많은 매출을 올렸고, 얼음과 아이스드링크는 5배 넘게 팔렸습니다. 보조배터리와 돗자리, 선크림 등 야외 관람 필수품의 수요도 덩달아 치솟았습니다. 이마트24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59% 증가했으며, 샌드위치와 햄버거 등 간편식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점심시간의 새로운 풍경, '낮 치맥' 열풍
이번 월드컵은 조별리그 전 경기가 한국 시간 기준 오전에 편성되면서 응원 문화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과거의 늦은 밤 '치맥' 특수 대신,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보는 '브런치 월드컵'이 등장했습니다. 학교와 사무실, 지역 상권 곳곳에서 TV 중계 화면에 모여 승리를 외치는 풍경이 펼쳐졌죠.
치킨 업계는 이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했습니다. BBQ와 bhc 등 주요 프랜차이즈는 오전 8시부터 조기 영업에 들어갔고, 앱 주문 시간도 앞당겼습니다. 그 결과 일부 매장은 평소보다 4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100명 규모의 단체 예약도 속출했습니다. 오전부터 시작된 이례적인 소비 열기는 업계 관계자들조차 반가운 놀라움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팬덤을 겨냥한 유통 전략의 변화
경기 시간이 달라지자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출근길 디저트와 점심 간편식을 앞세웠고, 백화점들은 공식 굿즈 증정과 팝업스토어로 팬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오비맥주는 강남역에 대형 팝업스토어를 열어 낮 시간대에도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최근 유니폼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블록코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월드컵 상품들이 단순한 응원 도구를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 현상도 뚜렷합니다. 이제 월드컵은 밤의 축제가 아닌, 하루의 시작과 점심을 책임지는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조별리그 경기들도 모두 오전에 열리는 만큼, 유통가의 치열한 수요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변화된 시간대에 맞춘 기업들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