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초를 사고파는 시장, '트루스 API' 등장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을 일반인보다 1천분의 1초 먼저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다음 달부터 출시됩니다.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기업 대상 B2B 상품인 '트루스 API'를 판매할 계획인데요. 이용료는 월 최대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 5천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수준입니다.
이 서비스의 주 고객은 초단타 매매를 하는 헤지펀드와 고빈도 거래 업체들입니다. 이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나 금리, 외교 관련 발언은 시장을 움직이는 결정적 변수인데요. TMTG는 투자 설명에서 지난해 4월 대통령의 한 게시물 이후 S&P500 시가총액이 4조 달러 회복된 사례를 직접 들며 상품의 위력을 적극 홍보했습니다.
정보의 속도가 곧 돈이 되는 구조
사실 월가에서는 이런 초고속 정보 서비스가 낯선 개념은 아닙니다. 다만 정보의 출처가 대통령 본인과 직접 연결된 플랫폼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고가의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늦게 받으면 오히려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월가의 한 헤지펀드 임원은 뉴스를 남들보다 늦게 접할 경우 입게 될 타격이 월 이용료보다 훨씬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심리가 작동해 일부 금융기관은 이미 계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마치 정보 소외를 막기 위해 강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분 41%와 이해충돌의 늪
이번 서비스가 특히 민감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TMTG 지분 약 41%를 보유한 최대 주주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곧 플랫폼의 수익 모델로 직결되는 셈인데요. 공적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 아니냐는 이해충돌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2억 달러가 넘는 소득을 올렸고, 이 중 상당 부분이 암호화폐 등 사업에서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가족과 측근들의 정책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며 부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이런 논란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TMTG는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85% 급락하며 새 수익원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영향력을 직접 상품화한 이번 시도가 벌이는 논란과 제도적 검토는 앞으로 상당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