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키스 사진의 정체
최근 SNS를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한 여성과 입을 맞추는 사진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사진 속 여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나탈리 하프 보좌관으로 지목됐는데요. 1991년생 보수 매체 앵커 출신인 그는 대통령의 곁을 늘 지키는 인물로 '트럼프의 애착 담요'라는 별칭까지 얻은 사람입니다.
사진은 조회수 100만 회를 넘기며 순식간에 확산했지만, 곧 허위로 드러났습니다. 골프채를 쥔 여성의 손가락이 6개로 그려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 귀의 흉터가 사라진 점도 AI 생성 이미지의 전형적인 흔적으로 지적됐고, 백악관은 해당 사진이 명백한 가짜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풍자에서 합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합성 이미지의 소재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3년에는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체포되는 모습이 AI로 만들어져 실제 사건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죠. 2024년 총격 사건 직후에는 부상당한 귀를 반 고흐의 '붕대를 감은 귀'와 겹친 밈이 유행했습니다.
2025년에는 관세 정책을 비꼰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밈이 등장해 대통령을 타코로 표현했고, 무인도 펭귄에게까지 관세를 매기는 패러디도 나왔습니다. 올해는 이란의 위협을 피해 터키에서 기내식 운반 차량으로 이동한 사건이 합성 이미지로 재구성됐고, 아들 배런과 김주애를 연인처럼 묘사한 이미지까지 돌았습니다.
피해자가 된 주인공
흥미로운 건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AI 이미지를 즐겨 활용해 왔다는 점입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연상시키는 헬기와 화염 이미지에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게시하기도 했죠.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상대를 겨냥하는 수단으로 합성 이미지를 써 온 셈인데, 이번에는 본인이 그 대상이 된 겁니다.
이런 흐름은 풍자의 방식이 실제 사진을 변형하는 단계를 넘어 존재하지 않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합성 이미지를 걸러내는 검증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