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빼면 의미 있을까…공급 대책의 딜레마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비아파트 13만 호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23만 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정비사업까지 합하면 서울 10만 9천 가구, 경기 10만 2천 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질 전망입니다. 문제는 이번에 확정된 신규 택지 대부분이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강남과 용산 등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절실한 핵심 입지는 이번 발표에서 빠졌거든요.
우선 공개된 택지는 경기 남양주와 광주,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등 세 곳입니다. 남양주는 자족도시 조성 계획이 있지만, 서울 유일 확정지인 염창공원은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강남권 확보는 더욱 어려운 상황인데요. 결국 이번 대책이 수도권 공급 총량은 늘리겠지만, 서울 도심의 구조적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규제 풀고 돈 푸는데…임대 시장은 기업 중심으로
사실 정부는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건축 규제와 금융 규제를 동시에 완화했습니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면적 기준을 660㎡에서 1,000㎡ 미만으로 확대하고, 다가구주택은 4층까지, 도시형생활주택은 최대 6층까지 높였는데요. 건설자금 대출 한도는 가구당 9천만 원으로 올렸고 금리도 연 3.2%로 낮췄습니다. 임대사업자가 신축 일반주택을 사들일 때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는 것도 이번 방안의 핵심입니다. LTV는 지역에 따라 최대 60%까지 적용됩니다.
하지만 개인 임대사업자들은 불만이 큽니다. 상생임대 특례를 폐지하고 의무임대기간 종료 주택의 매각을 유도하는 등 세제 혜택을 대거 없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개인 다주택자 중심의 시장을 기업형 임대로 전환하려 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부 장기 모기지 상품을 도입해 해외 자본까지 끌어들이는 방안인데요. 경실련 등은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은 뒤 집값이 오르면 분양 수익을 챙길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속도는 내겠다지만…진짜 시험대는 입지와 착공
한성숙 국무총리는 주택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매주 현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68개월이 걸리던 착공 절차를 병행 처리로 37개월까지 단축할 계획인데요. 지구 지정 기간을 12개월에서 4개월로, 토지 확보 및 보상 기간도 44개월에서 24개월로 줄입니다. 정부의 의지는 확실하지만, 진짜 시험대는 연내 발표될 7만 3천 가구 이상의 추가 택지와 실제 착공 속도가 될 것 같습니다. 서울 노원 태릉CC나 과천 경마장 등 기존 유휴부지 개발도 교통과 환경 문제로 주민 반발이 거센 상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AI 시대를 대비해 도시건축규제 전면 개편도 추진됩니다. 주거와 상업시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복합용도 건축물을 확대하고, 경직된 용도지역 체계도 유연하게 바꿀 방침입니다. 물론 당장 눈앞의 주거난을 해결하려면 핵심 입지에서의 실질적 물량 확보가 먼저인데, 이 부분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