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만에 갈아치운 기록
손흥민이 마침내 차범근을 넘어섰습니다. 2026년 10월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전에서 전반 6분 프리킥을 골로 연결하며 A매치 통산 59호골을 기록했는데요.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47년 넘게 이어져 온 차범근의 58골 기록을 넘어선 순간이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손흥민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전반 4분 페널티 박스 앞에서 날카로운 슛으로 상대 핸드볼 파울을 유도했고, 이어진 프리킥에서 오른발로 낮게 감아 찬 공이 수비벽을 뚫고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151경기 만에 세운 이 기록은 한국 축구의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담담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이렇게 많은 골을 넣은 것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동료와 팬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차범근에 대해서는 "언제나 위대한 분"이라며 존경을 표했고, "나보다 훌륭한 후배들이 빨리 이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오세훈의 부활과 4연전 성적표
이날 승리는 오세훈의 재발견으로도 의미가 컸습니다. 모레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며 손흥민과 오세훈을 투톱으로 세웠고, 후반 15분 송민규의 크로스를 193cm의 큰 키로 받아 헤더골을 터뜨렸습니다. 2024년 11월 쿠웨이트전 이후 약 2년 만에 나온 A매치 득점이었습니다.
오세훈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J리그 시미즈에서 8경기 2골을 기록하며 실력을 쌓았고, 이번 경기에서는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까지 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경기 후에는 "골보다 팀이 승리한 게 더 기쁘다"며 가족을 향한 하트 세리머니로 기쁨을 나눴습니다.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의 4연전 성적표는 2승 1무 1패입니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은 뒤 우루과이에 1-4로 완패했고,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습니다.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켰지만, 여전히 수비 불안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날도 조현우 골키퍼의 잇따른 선방이 없었다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팀이 우선이라는 원칙
모레노 감독은 경기 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팀을 6층짜리 건물에 비유하며 "한 경기마다 무너뜨리기보다 철학을 확립해 무너지지 않는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내부 문제는 안에서 해결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습니다.
사실 이번 4연전은 잡음이 적지 않았습니다. 경기 전 김민재가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 부족을 지적했고, 황인범은 팀 내부 문제를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레노 감독은 이름값이 아니라 경기력과 팬을 기쁘게 하는 퍼포먼스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왼쪽 풀백 조현택의 발견도 소득입니다. 그는 4경기에서 280분을 소화하며 공격과 수비를 균형 있게 수행했고, 주전 경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모레노호는 다음 달 원정 2연전을 끝으로 계약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