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피해자만은 아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급증하면서 교민 사회에 심각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옥해실 캄보디아 한인회 부회장은 "한국인들을 마냥 피해자로만 볼 수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취업 광고에 현혹되어 캄보디아로 향했던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취업 사기는 최소 3년 전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본격화되었는데, 초기에는 속았다고 주장하던 이들도 지속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입국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피해자 구도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한인회 측은 불법 광고 단속과 함께 사기에 가담한 한국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민 사회의 양면적 고민
한인회는 현재 범죄 단지에 구금된 한국인들을 탈출시키고 항공료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구호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일부 부모가 자녀를 포기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지원하여 한국으로 돌아가 빚을 갚도록 돕고 있는데요. '교민안전지원단'을 운영하며 탈출자들의 안전한 귀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는 별개로, 범죄 조직은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을 피해 국경 지역으로 근거지를 옮기며 지속적으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의 바벳 지역에는 새로운 범죄 조직이 200곳 이상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이펫 지역은 이미 마약 도시로 전락한 상태이며, 상가 형태로 위장한 범죄 조직들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국가 전체로 번진 혐오 확산
이번 사태는 단순한 범죄 문제를 넘어 캄보디아 국가 전체에 대한 혐오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8년째 한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결혼 이민자 A씨는 최근 SNS에 사과글을 게시했지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결국 댓글 기능을 차단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이주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캄보디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스에서 내리라는 폭언을 들었다는 제보도 나오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캄보디아인은 2021년 4만 5천여 명에서 지난해 6만 명 가까이로 증가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혐오 감정이 확산될 경우 더 큰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복잡해진 문제의 본질
외교부는 이미 포이펫과 바벳 지역의 여행경보를 4단계로 격상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와 단속을 넘어선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범죄의 피해자와 가해자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대응 방안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인회는 이번 사건이 캄보디아의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일 뿐이며, 국가 전체를 범죄 국가로 일반화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강조합니다. 현지 교민 사회는 이번 사태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며, 일상 생활에서도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문제는 단순한 범죄 사건을 넘어 한국과 캄보디아 간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