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새로운 여왕, 세계 최정상에 오르다
엘레나 리바키나가 뉴욕의 밤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13일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를 세트 스코어 2대1로 꺾고 생애 첫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는데요. 이번 승리로 리바키나는 다음 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처음으로 정상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는 사발렌카가 99주 동안 지켜온 1위 기록을 끝내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번 결승은 단순히 한 대회를 가리는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리바키나와 사발렌카는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도 맞붙었는데, 당시에도 리바키나가 승리했습니다. US오픈에서는 4년 연속 결승에 오른 사발렌카가 3연패에 도전하는 상황이었지만, 리바키나는 2시간 21분의 접전 끝에 이를 저지했습니다. 특히 1세트를 먼저 가져간 뒤 2세트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으나, 마지막 3세트에서 상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집중력이 만든 역전극
리바키나의 경기 운영은 그의 별명인 '얼음의 여왕' 답게 차분했습니다. 시상식에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살짝 미소만 지을 뿐, 극적인 순간에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는데요. 물론 이런 냉정함은 타고난 것만은 아닙니다. 원래 러시아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운동을 시작했으나 급격히 큰 키 때문에 테니스로 전향했고, 2018년 카자흐스탄으로 귀화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귀화 4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이제는 세계 최강자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 겁니다.
이번 우승으로 리바키나는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2022년 윔블던과 올해 호주오픈에 이은 성과인데, 특히 올해 하드코트 두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상금 역시 역대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액인 55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반면 사발렌카는 US오픈 19연승 행진이 끊기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하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당연히 여자 테니스 판세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뚜렷한 강자를 찾기 어려웠던 여자 단식에서 리바키나는 이제 확실한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에게 남은 과제는 단 하나입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오픈 우승만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가 내년 로랑가로스의 붉은 진흙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