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충돌에 글로벌 증시 '휘청'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등했습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까지 선언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보복을 공개적으로 경고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20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7.16포인트(0.59%) 내린 51,839.2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S&P 500 지수는 0.19%, 나스닥 지수는 0.05% 각각 소폭 하락했습니다. 당연히 중동 불안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직결됐고, 브렌트유와 WTI 선물은 전장보다 각각 1.27%, 0.90% 올랐습니다.
다행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막후 외교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AI 추격과 저가 매수세의 엇갈린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만큼 시장을 움직인 건 인공지능 업계의 동향이었습니다. 중국의 AI 모델 '키미 K3'가 클로드와 챗GPT의 최상위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 기업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AI의 약진이 미국 빅테크의 수익성 악화와 투자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반면 이런 하락장을 기회로 삼은 투자자들도 있었습니다. 마이크론, AMD, 아스테라 랩스 등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AMD는 엔비디아에 맞설 초거대 AI 컴퓨터 '헬리오스'를 출시하며 기술 경쟁에 대응했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 ADR은 1.86% 하락하며 이번 장을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빅테크 실적이 분수령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본격화되는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습니다. 22일에는 테슬라와 알파벳을 시작으로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성적표가 공개될 예정인데요. 시장 참가자들은 하이퍼 스케일러들이 AI에 쏟아부은 막대한 설비 투자를 상회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AI 기업들이 구체적인 수익성으로 중국 추격과 지정학적 불안을 동시에 불식시킬 수 있을지가 이번 실적 시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과 중동 정세라는 외부 변수 속에서도 기업 실적이 증시 방향성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