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딜이 성패 가른다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내달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정책금융기관들은 이 펀드를 통해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인데요. 전문가들은 펀드의 성공을 위해 초기 단계에서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랜드마크 딜'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파급력이 큰 대형 투자를 통해 펀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이 향후 민간자본 유치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겁니다.
산업은행 박상진 회장은 최근 열린 '2025 넥스트 100 포럼'에서 "첨단전략산업에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지원하겠다"며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밝혔습니다. 글로벌 무역장벽 강화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직면한 저출생·고령화, 제조업 경쟁력 약화라는 내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기존 정책금융과의 조화로운 공존
국민성장펀드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기존 정책금융과의 역할 조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펀드가 기존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잠식하는 '자기잠식효과'가 발생할 경우 정책금융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양자 간 업무 배분과 노하우 공유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필수적입니다.
산업은행 측은 국민성장펀드의 규제 자유성을 활용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펀드가 신규 시설자금 대출을 담당하고, 산업은행은 운용자금 대출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중복 지원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자본 유치가 관건
국민성장펀드는 공공기금 75조 원과 민간자금 75조 원으로 구성되는데, 민간 자본의 활발한 참여가 성공의 핵심 열쇠입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융자뿐 아니라 35조 원 규모의 투자와 국민참여형 펀드 조성 계획을 밝히며 민간 자본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펀드가 고위험 부문을 담당하고 민간으로부터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투자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첨단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뿌려주기'식 지원으로는 충분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대신 초기 단계에서 산업 영향력이 큰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첨단전략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전략
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 생태계 구축에 특히 주력할 계획입니다. 'AI 3대 강국 진입'이라는 구체적인 목표 아래 기술, 산업, 인재, 투자가 융합된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최근 포럼에서는 정구민 국민대 교수,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등 업계 전문가들이 AI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차전지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도 국민성장펀드는 중요한 변화의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유망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이중전략이 펼쳐질 것입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넥스트 100 포럼'을 통해 첨단전략산업 육성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왔는데, 이번 국민성장펀드 출범으로 그 결실을 맺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