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협상, 막판 진통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 기자회견에서 대미투자 협상 상황을 직접 설명했습니다. 3500억 달러, 우리 돈 약 500조 원 규모의 실무합의안을 두고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며 다시 협의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상업적 합리성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대통령은 관세 협상에서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표현을 합의문에 넣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 투자 협의가 시작되면서 투자금 회수와 수익 배분, 손실 처리 방식 같은 세부 조건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미국이 요구한 반도체 현지 투자 확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추가 투자는 기업의 경영 판단을 존중하며 국내 산업 전략과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어떤 압박과 강요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밤잠을 설칠 만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첫 달러채 발행 추진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첫 달러화 채권 발행을 검토 중인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공사는 이번 주 제안요청서를 발송했고, 최대 20억 달러, 약 2조 7600억 원 규모로 내년 초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이달 말 주관사를 선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공사는 지난해 11월 한미 전략투자 양해각서에 따라 출범해 대미 투자 이행을 총괄하는 기구입니다. 다만 아직 첫 투자 사업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거론되는데, 정부는 최종 확정된 사업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채권 발행이 성사되면 대미 투자 재원을 시장에서 조달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외교장관 방미와 남은 변수
외교 현장에서도 현안 조율이 이어졌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빌 해거티 상원의원,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을 잇달아 만나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 이행을 위한 의회 차원의 지지를 요청했습니다. 이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7개월 만에 회담을 열고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정부는 파병 대신 '기여'라는 표현을 쓰며 영국, 프랑스 등 다자 협력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쟁에 개입하거나 파병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선박 수송로와 국민 안전을 지킬 방안은 고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자 협상과 외교 현안이 맞물리면서 추석 전 국회 보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조 장관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에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