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합에서 통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1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안보에 대한 '영구적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덴마크·그린란드와 3자 협정을 체결했다며, 미국이 부담할 비용은 전혀 없고 협정의 효력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즉시 그린란드에 대규모 군사 기지를 건설하는 절차에 착수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번 협정은 오는 22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서명될 예정입니다. 서명 이후 덴마크와 그린란드 의회 절차를 거쳐 발효되는 구조입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한다며 그린란드 병합까지 거론했고, 이 때문에 유럽 동맹국들과 한동안 갈등을 빚었습니다.
주권은 넘기지 않았다
핵심은 미국이 그린란드의 영유권을 넘겨받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와 그린란드의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는 공동 성명에서 협정이 덴마크 왕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가 말한 '통제'는 안보 분야의 권한 확대를 뜻하는 겁니다.
협정에는 나토 비회원국이 그린란드에 기지를 세우거나 병력을 주둔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민감한 분야에 투자할 때도 미국의 서면 승인이 필요합니다. 사실 미국은 1951년 방위협정을 통해 이미 그린란드에서 광범위한 군사 접근권을 갖고 있고, 피투피크 우주기지에 약 15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과장과 '조용한 승리' 사이
미국 언론과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협정의 의미를 과장했다고 봅니다. 그린란드가 이미 나토 영토여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기지를 세울 가능성 자체가 희박하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가 요구해 온 완전한 통제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대로 덴마크 쪽 평가는 다릅니다. BBC는 덴마크 매체들이 이번 합의를 '조용하지만 중요한 승리'로 보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덴마크 외무장관은 레드라인이 존중됐다며 환영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토도 안보 강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다만 코펜하겐대 미켈 베드비 라스무센 교수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망의 끝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린란드 주민들 사이에서도 미국 밀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 최종 합의문이 공개되는 시점에 논란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