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전개와 반전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 초등학교에 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175명의 어린이와 교사가 목숨을 잃은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 공격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는데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과 미 당국의 예비 조사에서 이 공격이 미군의 표적 설정 오류에 의한 오폭일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기 발표와 팩트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희귀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죠.
이란 측은 신문 1면을 희생 학생들의 사진으로 가득 채우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규탄하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더욱이 국영방송을 통해 현장에서 수거한 미사일 파편을 공개하며, 미국의 개입을 의심케 하는 물리적 증거를 줄줄이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성격이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정보 오류와 정치적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메이드 인 USA’ 파편과 구체적 증거들
논란을 결정적으로 가른 것은 이란 측이 공개한 미사일 잔해입니다. 공개된 파편에는 ‘메이드 인 USA’ 문구와 함께 미 방산업체 ‘글로브 모터스’, ‘벨 에어로스페이스 앤드 테크놀로지’의 이름이 선명히 적혀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부품들이 미군이 주로 사용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액추에이터 모터와 위성 통신 안테나(SDL 안테나)와 일치한다고 분석했죠. 파편에서 발견된 미 국방부 발주 계약 코드는 미국 정부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추정케 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미국이 개발한 정밀 유도 장거리 미사일로, 영국과 호주 등 극소수 동맹국만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도 토마호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상 설득력을 잃은 상태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공화당 존 케네디 상원의원이 “끔찍한 실수”라고 언급하는 등, 정치권 일각에서조차 오폭 가능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오래된 정보와 검증 실패의 대가
그렇다면 왜 이런 비극적인 오폭이 발생했을까요? NYT와 미 당국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그 원인은 10년 이상 된 오래된 정보를 공격 좌표 설정에 그대로 사용한 데 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DIA)이 제공한 데이터에는 해당 초등학교 자리가 과거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기지 시설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최소 10년 전에 기지와 학교를 구분하는 분리벽이 설치되었고, 건물은 완전한 교육 시설로 바뀐 지 오래였죠.
군사 표적 설정은 여러 기관이 관여하는 복잡한 절차로, 정보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교차 검증이 필수입니다. 그러나 긴박한 작전 상황 속에서 이러한 검증 절차가 생략되거나, 오래된 데이터베이스가 최신 정보로 갱신되지 못한 것이 참사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넘어, 군사 작전 시스템의 근본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받고 있죠.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공격이 ‘국제법 범위를 벗어났다’고 비판하며 일방적 개입에 참여하지 않을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공식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밝히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란 초등학교 참사는 단순한 군사 작전 실패가 아니라, 오류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인지에 관한 깊은 성찰을 국제 사회에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