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탈취의 새 기록
미국 FBI와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바이낸스 해킹 배후로 북한 연계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했습니다. 피해 규모는 63억 달러, 우리 돈 약 9조 원에 이르는데요. 북한 연계 조직의 가상자산 해킹 피해 비중은 2021년 15%에서 올해 89%까지 커졌습니다. 바이낸스는 탈취 자산 가운데 30억 달러 상당을 동결했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자금의 행방과 회수 가능성은 아직 수사 중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전 탈취에 그치지 않습니다. 해커들은 20분 안에 대규모 자산을 빼돌렸고, 사전 준비와 자금 세탁도 자동화된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과 워너크라이 유포, 바이비트 탈취 등으로 사이버 절도를 산업화해 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인공지능이 바꾼 공격 속도
배경에는 북한의 조직적 인력 양성과 인공지능 활용이 자리합니다. 국군 사이버작전사령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 인력은 2024년 기준 약 8400명으로, 2015년보다 24% 늘었습니다. 구글 위협정보그룹은 북한 연계 조직이 AI 코딩 도구와 거대언어모델을 악성코드 개발과 내부망 이동 스크립트 작성에 활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보고서도 북한 조직이 AI로 한국 이용자를 겨냥한 피싱 문서와 가짜 채용 제안을 대량 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I가 직업과 관심사, 업무 환경을 반영한 문서를 빠르게 만들어 탐지와 차단을 어렵게 한다는 겁니다. 다만 완전 자율 공격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습니다.
국내 웹사이트가 통신 거점으로
국내 피해 정황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카스퍼스키는 라자루스의 오퍼레이션 플래시홀 보고서에서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언론사, 건설사 등의 웹사이트 주소가 악성코드 명령제어 통신 지표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공격자들은 가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사이트 링크를 보내 접속을 유도했고, 국내 소프트웨어와 건설, 유선통신장비 제조 분야의 최소 3개 조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상 웹사이트를 거점으로 쓰면 악성 통신이 일반 접속처럼 보여 탐지가 어려워집니다. 다만 해당 사이트의 침해 경위와 서버 피해 범위, 개인정보 유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IP 주소만으로 공격 주체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10만 명, 20만 명 규모의 사이버 인력을 운용하는 만큼 AI를 둘러싼 국가 간 공방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