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무기 살 돈, 1조 8천억
유럽연합이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12억 4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8천60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이 자금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에서 만든 드론과 드론 요격기, 드론용 탄약, 미사일을 사들이는 데 쓰입니다. 무기를 외부에서 받는 대신 직접 사서 채우는 방식인 셈인데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지원이 러시아의 테러 전략으로부터 국민과 인프라를 지키고 우크라이나 방위 산업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르히이 코레츠키 우크라이나 총리도 가장 시급한 방위 수요에 자금이 투입된다며 반겼습니다. 드론과 요격기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자체 생산이 가능해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동유럽으로 넓히는 EU, 15년 수습기간
같은 시기 EU는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신규 회원국에 최대 15년간 적용되는 별도 안전장치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후퇴할 경우 투표권과 기금 지원을 제한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배경에는 헝가리 전 총리 빅토르 오르반의 사례가 있습니다. 언론과 사법을 장악하고 러시아 제재를 지연시켰던 그를 반면교사 삼은 겁니다. 기존 EU 조약 7조는 기본가치를 심각하게 위반한 회원국의 투표권을 정지시킬 수 있지만 절차가 복잡해 사실상 최후의 수단으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더 이상의 오르반은 없어야 한다며 가입조약에 안전장치를 직접 넣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2022년 가입을 신청해 협상을 진행 중이고,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도 후보국으로 꼽힙니다. 러시아의 침공과 중국의 투자 영향력에 맞서 유럽의 영향권을 넓히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커지는 회원국, 흔들리는 의사결정
문제는 회원국이 늘어날수록 한 나라의 거부권이 공동 정책 전체를 막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EU 내부에서는 만장일치제를 다수결로 바꾸거나 회원국별 집행위원 한 명 원칙을 폐지하자는 논의가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확대와 개혁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만큼,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서는 새 회원국의 자격 조건과 기존 회원국의 발언권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