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짓자" vs "1cm도 안돼"...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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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7일 오전 2:02

발행: 2026년 8월 16일 오전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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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지로 검토하며 서울시·용산구와 강력한 대립 중입니다. 법 개정과 미군기지 반환, 토양오염 정화 등 현실적 난관이 산적하고, 전문가들은 단기 처방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도심 녹지 보존과 주택 공급 확대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닥치고 짓자"와 "1cm도 안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양 오염이나 미군 협의 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집을 짓겠다는 이른바 '닥치고 짓자' 원칙을 강조했는데요. 이는 서울 도심 내 신규 택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강력한 공급 의지입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용산구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은 미래 세대의 몫이라며 1cm의 훼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고, 용산구 역시 국가 상징 공간인 대규모 도심 공원은 한번 잃으면 되찾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인근 주민들도 근조화환을 내걸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공급 속도전과 지자체의 녹지 보존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용산공원은 주택 정책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습니다.

법 개정은 고작 '시작'에 불과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이 필수적입니다. 현행법은 본체 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용도 변경을 금지하고 있는데,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환된 구역부터 별도 조성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다만 법이 바뀐다고 해도 현실적인 난관이 산적해 있습니다.

먼저 미군기지 반환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2022년 말 기준 전체 203만㎡ 중 반환된 땅은 약 70만㎡로 34%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여전히 협의가 필요합니다. 반환된 부지라도 오랜 기간 군사 목적으로 사용돼 토양오염 정화 작업을 반드시 거쳐야 하고, 학교와 도로 같은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 방안이 단기적인 처방이 되기 어렵고, 중장기적 시장 안정 카드일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조차 벅찬 상황에서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안과 갈등 조정이 먼저

서울시는 용산공원 개발 없이도 주택 공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만 원활하게 추진되어도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녹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는 20일 김 장관과 오 시장의 면담을 통해 협의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서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과거 여의도공원과 청계천을 통해 녹지를 확대해 온 역사가 있다며, 도심 녹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 없이 강행할 경우 거센 반발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용산공원이 주택 공급의 해결책이 될지, 아니면 미래 세대를 위한 마지막 녹지로 남을지는 결국 사회적 공론화와 갈등 조정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닿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