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가 덮친 남해안
2026년 8월 중순, 경남 거제와 통영 지역에 평년 여름 전체 강수량의 90%에 달하는 900mm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사흘간 이어진 극한 호우는 산사태와 침수 피해를 낳았고, 거제 경제의 핵심인 조선소마저 가동이 중단되는 위기까지 초래했습니다. 정부는 피해 규모가 지역 자체 복구 능력을 넘어섰다고 판단해 거제시 전역과 통영시 일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는데요. 총 4,824건의 피해가 접수되었고 추산 피해액은 약 516억 원에 달합니다. 특히 주택 1,965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되어 주민들의 일상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거제의 대표 관광지인 정글돔은 내부가 흙탕물로 가득 차며 핵심 설비가 침수되어 손실액만 1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인근 식물원에서는 공들여 가꾼 국화 10만 송이가 죽거나 떠내려갔고, 성인 남성 키를 웃도는 2.5m의 물이 차오르며 식물 자원이 초토화되었습니다.
20년 만에 문 닫은 축제장
이번 폭우로 인해 지역 관광의 큰 축이었던 행사들이 줄줄이 무산되었습니다. 특히 20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준비하던 거제섬꽃축제는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가 전면 취소되었습니다. 지난해 30만 명이 방문해 80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거두었던 축제였는데, 축제장과 온실이 완전히 침수되며 추정 피해액만 20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이 밖에도 전국해양스포츠제전과 음악을 만난 섬 축제 등도 열지 못하게 되면서 관광산업 위축과 지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주요 관광 시설과 행사장이 한꺼번에 멈춰 서면서 지역 경제의 회복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손을 보태 온 직원들과 기간제 근로자들은 침수된 현장에서 화분과 집기류를 끄집어내며 무너진 일상을 수습하고 있었습니다.
폭염 속 이어지는 복구와 연대
폭우가 지나간 뒤에는 폭염이 덮쳤습니다. 33도를 웃도는 뙤약볕 아래에서 복구 작업은 더욱 힘겹게 진행되었는데요. 주말 사이 경남 각지와 전북 의용소방대를 포함한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을 찾아 토사 제거와 폐기물 수거에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창원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원 40여 명도 침수 가옥의 잔해물을 제거하며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도 많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서 장티푸스와 말라리아 등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어 거제시보건소는 소독제를 뿌리며 방역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응급 복구율이 70% 수준에 도달했지만, 복구가 진행될수록 숨겨진 피해가 계속 확인되고 있으며 여전히 600여 명의 이재민은 거처를 찾지 못해 귀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넘어선 전국적인 연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완전한 일상 회복까지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