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추석 대목
2026년 추석을 이틀 앞둔 9월 20일, 전국 전통시장은 예년과 다른 풍경을 보였습니다. 평택 통복시장과 대전 노은농수산물시장, 포항 오천시장, 전주 신중앙시장, 서울 경동시장 모두 명절 대목 특유의 북새통 대신 한산한 매대가 눈에 띄었는데요. 상인들은 "올해 경기가 최고 바닥"이라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전통시장은 지역 주민에게 제수용품과 신선 식재료를 공급하는 핵심 채널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물가와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이 맞물리면서 방문객 발길이 뚜렷하게 줄었죠. 청량리종합시장에서 13년째 과일을 팔아온 상인은 예전엔 줄을 지어 종종걸음으로 다녔다며 시장에 젊은 층이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숫자로 본 명절 장바구니
소비자 부담이 무조건 늘어난 것만은 아닙니다. aT 조사에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196,630원으로 전년보다 1.5% 줄었습니다. 과일이 7.2%, 수산물이 4.9%, 임산물이 8.4% 내려간 반면 소고기와 돼지고기, 계란 등 축산물은 3.2~11.3% 올랐습니다.
유통 채널별 격차도 벌어졌습니다. 대형 유통업체는 전년 대비 7.6% 가격을 낮춘 반면 전통시장은 1.6% 올랐습니다. 여기에 호박 53%, 배추 20% 등 채소류 급등과 기름값 고공행진이 겹치면서 서민 가계는 장바구니와 주유대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상황입니다.
지원책, 현장에 닿을까
정부는 국산 농축산물 최대 40% 할인과 전국 300개 전통시장에서 구매액 30%를 1인당 최대 2만원까지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행사를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의 체감은 다릅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인건비와 원자재비, 임대료, 공과금, 금융비용이 함께 오르며 매출이 늘어도 실질 수익은 줄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상백 경기도 소공연 회장은 온라인 중심 소비 전환으로 오프라인 상권이 침체됐다며 공모사업 비율과 지역화폐 지원 축소를 우려했습니다. 동탄 남광장 일대에서도 소매점이 카페나 가챠샵으로 업종을 바꾸거나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할인과 환급만으로 골목상권을 되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