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숨죽인 뉴욕증시
현지시간 11일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내리며 하루를 마쳤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4% 밀린 5만3791.85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2% 하락한 7728.20을 기록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0% 내린 2만6445.45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3대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시장을 짓누른 가장 큰 변수는 유가였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3.20달러에, 브렌트유는 88.91달러에 마감하며 각각 1.3%에서 1.4% 상승했습니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4.01달러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에너지주는 유가 상승 덕에 소폭 올랐지만, 전반적인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호르무즈 불확실성과 CPI 경계감
유가가 들뛴 데에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건데요. 이란은 동결된 자금 해제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 측은 다른 조건을 내걸며 맞서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을 통한 중재 소식도 있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12일에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쏠렸습니다. 시장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을 예상하고 있는데, 유가 급등이 여기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만약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겁니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에서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51%까지 올라가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반도체주는 종목별로 갈렸다
이날 시장에서는 빅테크와 반도체주의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알파벳은 3.60% 급락했고 애플도 1% 넘게 밀렸습니다. 인텔은 150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소식에 4% 가까이 하락했으며, 엔비디아 역시 5000억 달러 AI 인프라 투자 조달 논의가 순환금융 우려를 낳으며 2.9% 내렸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는 HBM 시장 지배력과 AI 인프라 투자 수혜가 부각되며 4.70% 급등했습니다. 마이크론 역시 메모리 공급난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JP모건 전망에 힘입어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결국 같은 반도체 업종 안에서도 실적 모멘텀과 자금 조달 이슈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극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시장이 혼란스러울수록 기업의 펀더멘털이 드러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