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선 무너진 코스피
10월 20일 국내 증시가 또다시 급락했습니다. 코스피는 장중 4%대 하락하며 5,500선을 내줬는데요. 전 거래일 대비 0.60% 내린 5,733.57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오후에는 5,500선 아래로 밀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7% 넘게 급락해 120만원선까지 내줬고,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도 3~6%대 하락했습니다.
수급도 좋지 않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원 넘게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조7,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물량을 받아냈습니다. 개인의 매수세가 지수 하락을 막지 못한 셈입니다.
빚투가 부른 악순환
이번 급락의 이면에는 개인 투자자의 빚투 후폭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0월 12~16일 닷새간 미수금 반대매매는 3,134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하루 평균 627억원으로, 이달 초 5거래일 평균의 4배 수준입니다. 반대매매 비중은 8일 0.7%에서 14일 7.2%까지 치솟았습니다.
주식 담보 미수금 잔고도 9월 9일 9,316억원에서 15일 1조3,926억원으로 5일 만에 50% 가까이 늘었습니다. 주가가 흔들릴 때마다 강제 처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는 구조인 겁니다. 실제로 15일 코스피가 7.57% 급락하자 반대매매가 893억원, 805억원씩 터지며 매물 폭탄이 주가를 다시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나타났습니다. 투자자 예탁금도 4거래일 만에 6조원 넘게 줄며 매수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습니다.
겹친 대외 악재
여기에 대외 변수까지 겹쳤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둘러싼 중복 상장 논란도 매도세를 부추겼습니다. 프랑스 재정 불안으로 국채 금리가 치솟았고, 중동 긴장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국채금리까지 들썩였습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6월 116%에서 31%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다만 향후 12개월 기준 코스피 PER은 4.4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입니다. 관건은 10월 22일 한국은행과 27~28일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입니다. 시장은 동결을 점치면서도 얼마나 매파적 신호를 낼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AI 투자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지가 반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