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그날을 다시 묻다
2026년 9월 11일, 미국은 테러 공격 25주년을 맞았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이례적인 추모 행사가 열렸는데요. 희생자 2,977명을 기리기 위해 똑같은 숫자의 드론이 밤하늘에 떠올라 붕괴된 세계무역센터의 모습을 정교하게 재현했습니다. 수직으로 솟은 빛줄기와 함께 뉴욕의 하늘은 25년 전 그날의 기억으로 가득 찼습니다.
미 전역과 주한미군 기지에서도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캠프 험프리스에서는 장병과 가족들이 배낭을 메고 뛰는 상징적 코스 달리기를 통해 희생자와 영웅들을 기렸는데요. 미8군은 한반도에서 동맹인 대한민국과 함께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추모의 이면에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와 새롭게 드러나는 진실이 존재했습니다.
숨 쉴 때마다 죽어가고 있었다
최근 공개된 17만 쪽 분량의 내부 기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9·11 테러 직후 뉴욕시 당국이 유독 분진의 위험성을 알고도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당시 현장의 공기 중 석면 농도는 기준치를 훨씬 초과했지만, 시 당국은 안전하다고 거짓 발표를 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과 경찰, 인근 주민들은 무방비로 치명적인 공기에 노출되었고, 지금까지도 호흡기 질환이나 각종 암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독 분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테러 당일 희생자 수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공개된 문건은 전체 자료의 일부분에 불과해 앞으로 추가적인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피해자 단체들은 정부의 의료 지원과 보상 범위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 강해진 미국, 남은 과제는
미국은 25년간 안보와 경제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S&P500 지수는 약 7배 성장했고, G7 내 GDP 비중도 48%에서 59%로 늘었습니다. 정보기관 통합과 국가대테러센터 설립으로 본토 대규모 테러 모의 60건 중 53건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방어 체계는 한층 강력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수조 달러와 수천 명의 병력을 잃었고, 아프간에서는 탈레반이 귀환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테러의 책임과 본질을 흐리는 진영 논리가 심화되고 있으며, AI와 드론을 활용한 새로운 테러 위협은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결국 안보를 강화하되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9·11 이후 미국에 남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