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의 기록, 그리고 이별의 무대
토론토 스타디움에 모인 수많은 시선은 두 41세의 전설을 향했습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월드컵 무대에서 마지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맞붙은 겁니다.
경기는 크로아티아의 선제골로 시작했습니다. 후반 8분 이반 페리시치가 먼저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죠. 하지만 위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후반 23분 헤나투 베이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호날두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이 한 골은 호날두에게 6개 대회 만에 찾아온 첫 월드컵 토너먼트 득점이자, 41세 147일이라는 역대 최고령 기록이 됐습니다.
승부를 결정한 건 후반 추가시간이었습니다. 교체 투입된 곤살로 하무스가 하파엘 레앙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연결하며 역전골을 터뜨렸죠. 반대로 모드리치는 월드컵에서의 마지막 춤을 춰야 했습니다. 그는 최고의 세대를 함께한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떠나며, 전설적인 선수의 마지막 행보에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기술이 갈라놓은 승부의 순간
경기 막판에는 극적인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연장전 103분경 크로아티아의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동점골을 넣는 듯했으나, 주심은 VAR 리뷰 끝에 득점을 취소했습니다. 사실 이번 대회 공인구 '트리온다' 내부에는 첨단 진동 센서가 내장돼 있었는데요. 이 센서가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접촉까지 포착하며 오프사이드 판정의 결정적 근거가 된 겁니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이고르 마타노비치가 공을 먼저 건드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로써 이번 경기에서는 무려 4개의 골이 취소되는 이전에는 없던 기록이 나왔죠. 당연히 양측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은 기술의 정확성을 옹호했고, 즐라트코 다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축구 본연의 감동을 잃고 있다며 좌절감을 드러냈습니다.
하늘 위 동료에게 바친 승리
이날 경기에는 축구를 넘어선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습니다. 경기일이 고 디오고 조타의 사망 1주기와 겹친 것인데요. 포르투갈 대표팀은 조타의 등번호인 21번을 유니폼에 달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호날두 역시 조타의 유니폼을 입고 추모 세리머니를 펼쳤죠.
경기 후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우리는 디오고를 위해 이겼다"고 말했습니다. 팀 전체가 조타를 기리며 자축 대신 절제된 모습을 보인 건, 동료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포르투갈은 16강에서 스페인과 맞붙게 됩니다. 8년 만의 월드컵 재대결인데요. 호날두와 포르투갈이 조타의 유니폼이 주는 힘을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