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40원 돌파...외국인 매도·중동 리스크에 원화값 17년 만에 최저

조경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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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5일 오전 10:32

발행: 2026년 6월 4일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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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40원을 돌파하며 1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이어갔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기록적인 주식 매도세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우려가 복합적으로 겹치며 원화 가치가 급락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구두 개입과 외환 보유액 투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미국 고용지표와 중동 정세를 주시하며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1540원을 넘어선 원화값의 경고

원·달러 환율이 1540원 선을 돌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6월 초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주간 거래에서 1530원대에 진입한 뒤 야간 거래에서 1540원을 넘어섰는데요. 벌써 13거래일 연속으로 1500원대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번 급등의 가장 큰 특징은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달러 인덱스가 오히려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상단을 계속 넓혔는데요. 이는 단순한 강달러 현상이라기보다 뚜렷한 국내 요인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외국인 매도와 중동 리스크가 만든 악순환

환율 상승을 부추긴 첫 번째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록적인 주식 매도세였습니다. 외국인들은 19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하루에만 6조~7조 원씩 팔아치우며 원화 수급 불안을 키웠습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란과 미국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96달러에 육박했는데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결제용 달러 수요가 급증하며 환율에 부담을 더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도 불안 심리를 키웠습니다. 수출 기업의 채산성 우려와 외국인 자본 이탈이 겹치면서 원화 약세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겁니다.

구두 개입에도 풀리지 않는 시장 불안

정부는 환율 급등에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당국자들이 과도한 쏠림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달에도 외환 보유액을 투입하며 안정화 조치를 취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 중인데도 원화가 밀리는 모습이라 정부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죠.

반대로 일각에서는 고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멈추지 않는 한 당국의 개입만으로는 상승 추세를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나 국민연금의 환 헤지 수요가 나타나야 환율 상승에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앞으로 몇 주간 중동 정세와 외국인 매매 동향이 원화 가치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