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5분의 1이 사라졌습니다
스위스 알프스 빙하가 올해 들어 부피의 5.5%를 잃었습니다. 빙하 관측망 글라모스와 스위스 과학한림원이 발표한 수치로, 2022년의 6% 감소에 이어 관측 사상 두 번째로 큰 연간 손실입니다. 지난 5년간 누적 감소율은 20%에 육박하고, 남아 있는 빙하량은 1993년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7월부터 9월까지만 놓고 보면 약 2조2000억 리터의 물이 녹아 사라졌습니다. 스위스 전체 가정의 연간 물 소비량의 4배가 넘는 규모인데요. 빙하 두께는 평균 2.5~4미터 줄었고, 일부 말단부는 최대 10미터까지 얇아진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겨울 가뭄에 폭염이 겹쳤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겨울철 적설량 부족이 꼽힙니다. 눈이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빙하 표면이 일찍 드러나 햇빛과 열을 그대로 흡수하게 됩니다. 여기에 4월부터 9월까지 이어진 기록적 폭염이 겹쳤습니다. 스위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기간은 1864년 관측 시작 이후 가장 덥고 건조했습니다.
빙하 내부에서 물이 흐르며 공동이 생기고, 그 위 얼음이 무너지는 현상도 늘고 있습니다. 표면만 녹는 게 아니라 속부터 갈라지면서 후퇴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입니다. 취리히연방공대의 마티아스 후스 교수는 현재의 온난화가 100% 인간 활동에 기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의 물탑이 흔들립니다
스위스는 라인강과 론강, 다뉴브강, 포강 등 유럽 주요 하천의 수원 역할을 하는 '유럽의 물탑'입니다. 전력의 절반 이상을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어, 빙하 감소는 여름철 물 공급과 전력 생산에 동시에 부담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15년 안에 일부 빙하가 아예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고산지대의 위기는 스위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네팔 히말라야에서는 빙하 호 폭발 홍수로 마을이 파괴되는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국제사회는 손실과 피해 기금 운용과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