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를 향한 외교 지평 확대
이재명 대통령이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 순방에 나섰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마무리한 뒤 브라질리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외교 일정을 펼쳤는데요. 이번 순방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단순한 예방 외교를 넘어서는 경제적 실리입니다. 특히 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의 조속한 타결과 함께, 핵심 광물 공급망을 중심으로 한 가치사슬 동맹 구축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브라질에서의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과 브라질은 기존의 우호적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고, 이를 뒷받침할 4개년 행동계획을 채택했습니다. 중소기업과 보건, 농업, 우주, 항공,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0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되며 협력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브라질 대선 기간임에도 국빈 방문이 성사된 것은 두 정상 간의 특별한 유대관계가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기업 총출동과 공급망 구축
이번 순방에서는 정부만이 아닌 주요 기업 수장들도 대거 동행하며 자원 외교의 무게를 더했습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현지를 찾아 브라질과 칠레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한 것인데요. 이들의 핵심 목표는 전기차와 배터리, 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포스코는 이미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브라질에서 사업 확장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2028년까지 연간 6천톤 규모의 분리 정제 공장을 세워 영구자석 일관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인데요.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인 칠레에서는 염수 리튬 확보에 집중하며 아르헨티나와 호주에 이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2033년까지 연간 17만 3천톤의 리튬 생산 체제를 완성해 글로벌 톱 5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글로벌 질서 속 새로운 역할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자원 외교와 함께 무역 질서의 방향성에 대한 메시지도 내놓았습니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개방된 무역 질서를 수호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남겼고, WTO의 기능 강화와 정당한 다자간 협의체로서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자유롭고 공정하며 예측 가능한 무역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 방문 당시 발표한 AI 선언도 이번 순방에서 거론되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선언이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시대의 대체불가 선도자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 출사표라고 설명했는데요. 한국의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력을 메르코수르의 풍부한 자원과 결합하면 회복력 있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만들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남미와 같은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국가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