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9일 만에 되살아난 포화
2026년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이 모든 전선에서의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는 내용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정식 서명했습니다. 이후 양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해제를 두고 후속 협상을 이어왔는데요. 하지만 합의에 도장을 찍은 지 불과 9일이 지나지 않아 중동 지역은 다시 포연이 자욱해졌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5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 러블리'호를 자폭 드론으로 공격한 사건이었습니다. 이에 미국은 26일 이란 남부의 미사일 및 드론 저장시설과 해안 레이더 기지를 전격 공습했고, 이란은 즉각 맞서며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27일에는 파나마 국적 유조선 '키쿠호'까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되는 등 민간 선박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종전 합의에 서명한 지 불과 9일 만에 양국은 다시 서로를 겨냥한 포화를 주고받았습니다.
'휴전 위반'을 두고 엇갈린 주장
당연히 양측의 주장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미국은 이란의 상선 공격이 명백한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보복 공습의 정당성을 내세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어리석은 행위로 규정했고, 미 중부사령부는 국제 해상 교통로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군사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반면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공습이 유엔 헌장과 양해각서를 위반한 선제적 침략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란은 자신들의 행위가 '방어적 성격'의 대응이었다고 강조하며, 미군과 연계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 공격을 공식 선언했고, 주변국인 바레인도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주권 침해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어 진실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전면전 가능성과 남은 과제
물론 전문가들은 양측이 전면전으로까지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큰 상황이고, 이란 역시 제재 해제를 위한 협상 지렛대로 종전 합의를 활용하고 있어 완전한 파기는 무리수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양국 협상단은 스위스에서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커집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시사하는 가운데, 한국 선박들도 해협을 빠져나가는 등 실제 물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향후 협상의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적 대화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오른 지금,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