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도 채 안 돈 정책 번복의 파장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기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던 방침을 29일 만에 되돌렸습니다. 세부담 상한선 역시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려던 계획이 무산됐는데요. 이런 급격한 정책 방향 전환이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용산 한남더힐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기존안보다 2,800만원의 보유세가 줄어드는 등 고가 아파트 세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 정부 안내를 믿고 급매로 집을 내놨던 일부 소유주들은 이미 손해를 본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는 28억원에 급매로 거래됐는데, 이후 호가는 31억원까지 다시 올랐죠.
시장에 퍼진 '버티면 바뀐다' 심리
이번 정책 후퇴를 두고 시장에서는 정책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한 저항에 밀려 한 달 만에 방침을 거둬들이면서, '버티면 바뀐다'는 잘못된 조세 저항 신호를 납세자에게 줬다고 지적합니다.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면 시장 참여자들이 장기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지는데요. 실제로 규제 완화 소식에 급매물은 빠르게 회수되고 호가는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강남과 서초 일대에서는 소유주들이 매물을 걷어들이거나 1억~2억원씩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공급난과 전세난이 겹쳐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죠.
물가 잡기와 부동산 안정 사이에서
같은 시기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추석 물가안정 대책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수품 18만 톤 공급 확대와 농축수산물 1천억 원 할인 지원 등이 예고됐는데요. 장바구니 물가를 경제팀의 성적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만큼, 물가 관리에 상당한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다만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물가 상방 압력은 여전합니다. 이 후보자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세제 차등은 유지하면서도, 부동산 안정의 근본 해법은 결국 공급 확대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제 개편 후퇴로 공정과세라는 개혁 동력이 약화됐다는 우려 속에서, 정부는 부처 간 조율을 강화하는 경제현안간담회를 신설하는 등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