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양당제에 던진 경고
2026년 5월, 영국 지방선거가 전례 없는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강경 우파 정당인 영국개혁당(Reform UK)이 무려 1,453석을 확보하며 제2당으로 올라섰는데요. 불과 4년 전 2석에 불과했던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1,068석)을 제치고 보수당(801석)까지 압도한 겁니다. 이는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양당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읽힙니다.
특히 기존에 노동당의 텃밭이었던 중·북부 '레드 월' 지역에서 개혁당이 크게 약진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노동당 의석이 49석에서 5석으로 급감했는데, 이는 키어 스타머 총리의 탄소세 정책과 물가 상승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유권자들은 '영국인 우선'을 내건 개혁당의 슬로건에 더 공감을 보냈습니다.
사이드 이펙트로 자리 잡은 한인 정치인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역대 최다인 5명의 한국계 구의원이 탄생했다는 겁니다. 런던 해머스미스·풀럼구에서 노동당 소속 권보라 의원은 3선에 성공했는데, 4세 때 영국으로 건너온 그녀는 한류 열풍을 활용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킹스턴구에서는 엘리자베스 박, 로버트 김, 제인 임, 캘럼 솔 모리시 등 4명이 중도파 자유민주당 소속으로 나란히 당선됐습니다.
모리시 당선인은 '영국과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고, 박 의원은 '한인 사회와 의회 간 유기적 관계를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스타머 총리, 10년 계획으로 위기 돌파?
이번 참패로 노동당 내부에서는 스타머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임 일정을 요구한 의원이 약 20명에 달하며, 부총리 앤절라 레이너나 보건장관 웨스 스트리팅이 차기 주자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스타머는 '10년짜리 국가 리셋 프로젝트'를 강조하며 당분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정책 기조가 장기적으로 영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차기 총선에서의 승리를 자신했습니다. 개혁당 대표 나이절 패라지는 '우리는 극우가 아니라 진짜 보수'라며 정권 창출을 정면으로 선언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영국 정계가 어떻게 재편될지, 스타머의 10년 계획이 먹혀들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