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한 접시가 2만 원을 넘겼습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광어 회 300g을 사려면 이제 2만 3천 원에서 2만 6천 원은 기본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5월 초만 해도 이마트에서 360g을 1만 9천 원대에 팔았던 것과 비교하면 체감 가격 상승률이 30%에 육박하는 수준인데요. 광어와 우럭, 전어 등 국민 수산물의 가격이 폭염에 끌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이른바 '히트플레이션', 즉 폭염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인은 단순합니다. 바다가 뜨거워졌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달아오르자 생선값이 뛰었습니다
광어는 원래 수온이 18도에서 25도 사이일 때 제대로 자라는 어종입니다. 하지만 올여름 극한 폭염으로 제주 연안의 수온이 27도에서 28도를 넘으면서 양식장의 광어 2만 1천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습니다. 공급이 줄어든 만큼 도매 가격은 자연스럽게 뛰었는데요. 수협노량진 동향을 보면 양식 광어 1kg의 평균 경매 낙찰 가격은 2만 2천 300원으로 1년 전보다 13.2%나 올랐습니다. 자연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서해 연안의 고수온으로 잡히는 전어가 줄면서 활 전어 1kg 경매 가격은 지난해 8월 7천 원에서 올해 1만 7천 원으로 140% 넘게 급등했습니다. 양식 우럭 역시 1kg당 2만 5천 원을 유지하며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당연히 도매 시장의 상승세는 소매 가격으로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횟집은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의 밥상에까지 연쇄적인 가격 상승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9월까지 이어지는 물가 불안
문제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바다는 육지보다 천천히 뜨거워지고, 늦게 식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 주변 수온은 8월 말에서 9월 초순에야 정점에 이르는데요. 유통업계에서는 고수온의 영향이 이제 시작된 단계라며, 9월에 가서야 히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산물만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폭염은 채소 가격도 들썩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8월 6일 기준으로 시금치 소매 가격은 한 달 전보다 131.6%나 급등했고, 열무와 오이, 상추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들의 가격도 일제히 크게 올랐습니다. 거기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에너지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 7월에 잠시 2%대로 내려앉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는 다시 3%대로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와 개인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견조하게 상승하고 있어서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하는 이른바 '백투백'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