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동문과 빠른 승진
안성식 전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였다"는 증언으로 국정감사장에서 집중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동문으로, 해경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된 후 불과 2년 만에 두 계급 승진한 이력이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죠. 이러한 빠른 승진 배경에 대한 의문이 국감장에서 쏟아지면서, 계엄 사전 모의 가능성까지 논의되고 있습니다.
총기 불출 지시와 유치장 확보 발언
계엄 선포 직후 안 전 조정관은 전국 해경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직원들의 총기 휴대와 유치장 정비를 지시한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는 이에 대해 "파출소 방호 차원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내란 세력에 동조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임미애 의원은 "국군방첩사령부와 기밀 문건을 주고받으며 계엄사령부 편성 계획에 관여한 정황"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안성식 전 조정관은 현재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이기도 합니다. 특검팀은 이미 그의 자택과 해경청 본청을 압수수색하고 소환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계엄 선포를 예견하고 해경의 행동 지침을 이해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같은 상황이라면 다시 그렇게 할 것"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안 전 조정관의 "그날로 돌아가도 똑같이 하겠다"는 발언입니다. 그는 국감에서 "대통령이 TV로 발표한 계엄령에 대해 절차를 거친 적법한 내용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그는 "추가적인 안보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공무원으로서 명령에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군 지휘관 중 비상계엄의 부당함을 인지하고 거부한 사례가 많다"며 반박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의 명령이라도 국민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면 거부해야 했다"고 지적하며 안 전 조정관의 소극적 대응을 질타했죠. 이원택 의원도 "많은 사람이 수사를 받는 이유가 적법하다고 생각하고 따랐기 때문"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해경의 법률 검토 한계와 계엄사 파견
해경청 행정법무담당관실이 당시 비상계엄의 적법성 여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기초적인 법률 검토만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김용진 해경청장은 "비상계엄 하에 해경청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만 이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계엄 상황에 대한 해경청의 대응이 매우 제한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해경청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합참의 요청에 따라 경감 계급 직원 1명을 계엄사 치안처에 정부 연락관으로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조치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약 50분 뒤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인데요. 계엄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해경의 협력이 일정 시간 지속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죠.
서해 피격 사건 논란과의 연관성
해경 국감에서는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여야 간 공방도 뜨거웠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경이 피격 공무원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발표했다가 2년 만에 수사 결과를 번복한 점을 지적하며, "정권의 입장에 따라 해경의 판단이 왔다 갔다 한 것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맞섰습니다.
이러한 논란들은 해경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공무원 조직이 정권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